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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南 정상회담 여론화, 경솔한 판단”… 한미훈련 중단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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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축소에도 날선 반응

동아일보

뒤통수에 파스 붙인 김정은… 뗀 자리엔 검은 상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뒤통수에 손바닥만 한 파스를 붙인 채(왼쪽 사진 점선 안) 지난달 24∼27일 주재한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 주석단에 앉아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영상이다. 이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다른 영상에서는 파스를 뗀 곳에 상처로 보이는 거뭇한 흔적이 보인다(오른쪽 사진 점선 안).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는 사진에서는 뒤통수에 파스나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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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 당국이 우리 정부 일각의 한미 연합훈련 연기론에도 훈련의 규모를 축소하되 예정대로 8일 뒤부터 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내세워 한미 훈련을 진행하면 ‘청와대가 원하는 남북 정상회담도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남북 관계 경색을 위협하고 나섰다. 남북 통신선 복원에 대해 북한이 한미 훈련 중단을 청구서로 내민 셈이다.

○ 北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하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오후 8시경 김여정의 담화를 공개했다. 김여정은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이라며 “나는 분명 신뢰 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남북) 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는 합동 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며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부는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성의를 보이겠다는 입장이지만 김여정은 훈련 자체를 중단하지 않으면 남북 관계 복원도 없다며 조건을 내건 것.

김여정은 남북 통신선 복원을 거론하면서 “남조선(한국) 안팎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해 해석하고 북남 수뇌회담 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때 이른 경솔한 판단”이라며 “단절된 통신선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 놓은 것뿐 더 이상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 섣부른 억측과 해석은 도리어 실망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통신선 복원의 의미를 축소하면서 한미 훈련을 실시하면 청와대가 바라는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도 없을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8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훈련 실시와 관련해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훈련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NSC가 최종 결정할 때까지 예정대로 훈련 실시를 준비하면서 한미 군 당국이 세부 계획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美 “계획대로 한미 훈련 실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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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여정 담화 전 한미 당국은 당초 논의해 온 대로 사전연습까지 포함해 이달 둘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실시될 예정인 연합훈련 준비에 착수했다. 이를 위한 각 군 참모부 차원의 준비회의도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미국 측은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연합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한국 측은 훈련 규모를 올해 상반기 연합훈련 수준으로 조정해 실시하자는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지난달 30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계획대로 연합훈련을 실시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앞서 지난달 30일 “연합훈련 연기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여정의 담화에 따라 북한은 연합훈련을 축소해 실시하더라도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30일 공개된 군 지휘관 강습회 발언에서 “적대 세력들이 광신적이고 집요한 각종 침략전쟁 연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방부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연합훈련의 시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방부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의 결정이며 모든 결정은 상호 합의에 따를 것”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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