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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펜트업 끝나” 프리미엄 전략 눈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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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자리 잡고 백신 효과, ‘집콕’ 보복소비 심리 완화세

가전부문 성장세 제동 예상

고급 제품 앞세워 활로 모색

반도체 부족-원자재값이 변수

동아일보

“가전 분야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는 끝났다.”

1일 국내 가전 대기업 고위 임원은 향후 사업 궤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가는 걸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평소에 구매하던 것보다 고가인 TV, 가전, 자동차, 인테리어 등을 사는 ‘보복 소비’가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가전 업계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불안정한 상황에도 깜짝 실적을 이어왔지만 보복 소비 감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생겨날 새로운 소비 패턴에 대응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우선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며 펜트업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이 자리 잡으면서 이에 필요한 내구재 구매에 쓰는 소비가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여름이 시작되면서 야외활동에 대한 지출이 늘고 항공여행도 증가했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즐길 수 없었던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도 변수다. 미국, 유럽의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면 아직 세계 많은 나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부진한 상황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규모 재확산으로 공장 가동 중단 등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베트남 브라질 등에, LG전자는 인도 중국 태국 브라질 등에 TV와 생활가전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이 지역들은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될 때마다 공장이나 협력업체 등이 문을 닫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어 왔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기며 ‘깜짝 실적’을 거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사업 부문에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생활가전 부문이) 해외시장 성장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내년에는 펜트업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매출 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TV 수요도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일단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한 비스포크 라인업이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의 구매 양상이 보복 소비에서 계획 소비로 바뀌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소비자의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풀, 중국 메이디그룹 등은 올 상반기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원가 상승 압박을 피하가긴 쉽지 않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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