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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오늘부터 청약…공모가 '49.8만원' 크래프톤 넣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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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논란 또 국내 발목…해외 기관 큰손 관심

공모가 49만8000원 최소청약증거금 249만원

뜨는 게임株 중복청약 막차…흥행 기대감 ‘쑥’

[이데일리 이지현 권효중 기자] 기업공개(IPO) 공모청약 대어로 첫손에 꼽혀온 글로벌 게임기업 크래프톤이 2일과 3일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으로 확정되며 공모가 거품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마저 저조해 기관투자자도 공모가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예비청약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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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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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주저하는 이유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주간(14~27일)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40만~49만8000원) 최상단에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경쟁률은 243.15대 1로 총 621건의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했다.

공모가만 보면 최상단에 결정했지만, 최근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경쟁률 ‘1000대 1’을 기본적으로 넘기는 상황에서 경쟁률은 다소 낮다. 여기에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어들에 비해 낮은 의무보유확약률과 밴드 하단의 가격을 써낸 기관 등도 지적 요소로 떠올랐다.

공모가 밴드 산정 당시부터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한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아 밴드를 10%가량 낮추며 계속해서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는데,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불거진 것이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쟁률이 저렇게 낮은데 공모가를 상단에 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청약에 참여하는 대신 다른 기업을 찾아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증권신고서를 뜯어보면 기관들이 다른 대어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처럼 나타난 부분도 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밴드 하단 미만으로 제시하거나 제시하지 않은 건수의 비율은 전체의 약 31%이다. 또한, 의무보유확약을 건 수량은 전체의 22%에 불과하다.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62.3%),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59.92%), 카카오뱅크(59.82%)와 비교하면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 등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북 퀄리티(주문의 질)’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기관보다는 실질적인 ‘큰손’으로서 장기 투자 성향이 짙은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특히 해외 기관들이 국내보다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것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해외 기관 대상 투자 설명회에서 해외 연기금을 포함한 장기 투자 성향의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했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전체 수요의 30%가 넘는 물량은 장기투자자(long-only)펀드로, 이는 국내 IPO에서 해외 롱온리펀드의 비중이 20% 미만에 그치는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 서비스가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국내에서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지만, 해외 기관들은 높은 관심을 보인 이유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역시 “로드쇼 당시 한국 투자 경험이 없는 기관들도 크래프톤과 첫 미팅을 갖기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주 확보 전략…최소 청약증거금 247만원

이같은 고평가 논란에도 크래프톤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공모가가 높지만,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인데다가 상장 즉시 시가총액 24조원 규모의 게임 대장주 자리를 예약해놨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신작 게임 ‘오딘’ 흥행으로 공모가 대비 최대 342%의 수익을 실현하자, 게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최소청약 단위는 10주다. 이때 필요한 청약증거금은 249만원이다. 마지막 중복청약 물량인 만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25%)과 공동주관사인 NH투자증권(15%),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삼성증권(016360)(5%)에서 모두 청약할 수 있다. 균등배분을 통해 1주 이상을 확보 전략을 적용하려면 1계좌당 청약증거금으로 249만원씩 총 747만원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너무 비싼 1주”, “이번엔 패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증시 대기자금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2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9조1548억원 늘어난 75조1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공모청약 이후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청약이 이어지며 증시 대기자금이 떠나지 않고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의 청약증거금이 3일 환불되면 크래프톤의 청약 둘째 날 일부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업종 내 지배적 위치한 비상장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8월 이후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10조원+a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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