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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PO 도쿄] 맏형 오승환의 가치…韓 2승 모두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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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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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승환(39, 삼성 라이온즈)은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1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 1-3으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 위기에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오승환은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은 9회말 대거 3점을 뽑으면서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스스로 만든 위기를 넘겼다. 오승환은 무사 1루에서 첫 타자 찰리 발레리오와 승부를 앞두고 1루주자 에릭 메히아를 견제하다 악송구를 저질렀다. 공이 우익수 쪽까지 빠진 사이 메히아는 3루까지 내달려 무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오승환의 강심장이 발휘됐다. 발레리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메히아를 3루에 묵어뒀다. 다음 타자 헤이슨 구스먼 역시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메히아의 득점을 막았고, 예프리 페레스까지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타선이 터졌다. 선두타자로 대타 최주환이 나와 2루수 앞 내야안타로 물꼬를 트고 대주자 김혜성과 교체됐다. 김혜성은 곧바로 2루를 훔쳤고, 박해민의 좌전 적시타로 득점해 2-3으로 쫓아갔다. 이어 이정후의 동점 적시타와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가 터져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오승환이 승리 투수가 된 순간이었다.

김경문 한국 감독은 대회 직전 불미스러운 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사이드암 한현희(28, 키움 히어로즈)가 빠진 자리에 오승환을 채워넣었다. 앞서 주전 2루수로 낙점했던 박민우(28, NC 다이노스)도 한현희와 같은 이유로 빠진 터라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투수 11명 가운데 7명이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돼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했다. 김 감독은 적임자가 오승환이 될 것으로 믿었다.

김 감독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못 박았다. 든든한 맏형에게 뒷문을 맡기고, 젊은 투수들은 짧게 끊어 던지면서 부담을 나누는 밑그림을 그렸다. 오승환은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올해 소속팀에서 37경기에 등판해 27세이브를 책임지며 부문 선두에 올라 있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오승환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과 B조 조별리그 1차전 5-4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가 동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연장 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승환은 대신 연장 10회까지 2이닝을 던지면서 1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버텼고, 10회말 양의지의 끝내기 사구에 힘입어 6-5로 승리한 덕에 승리까지 챙겼다.

오승환은 등판할 때마다 위기에 놓이며 걱정을 샀지만, 결국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한국의 2승을 모두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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