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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기관 9조 매물 받아냈다"…'사긴 사는데 꺼림칙' 개미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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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3,242.65포인트로 장마감이 됐음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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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에도 국내 주식을 5조원 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계속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을 기다리기보다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중소형주를 공략하라는 투자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원 달러 환율, 미국의 차별적인 경기 모멘텀 등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가 단기간에 국내로 유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외인 보유 비중 5년 만에 최저치...7월에도 5.8조 순매도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5조 8278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도 3조 3258억원을 순매도했는데 개인 투자자가 9조 1108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계속되는 이탈에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34.12%로 지난 2016년 8월 17일 이후 5년 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도는 직전달인 6월의 7140억원 대비 매도 규모가 8배 이상 커졌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2조 5651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었던 1월 5조 2996억원을 순매도한 뒤 2월 2조 562억원, 3월 1조 2405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줄다가 4월에는 3716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5월 8조516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뒤 6월 7140억원, 7월 5조 8278억원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3월까지만 해도 외국인 매도의 원인으로 공매도 금지가 꼽혔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외국인들이 주식을 판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직후인 4월 반짝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다시 강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역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가 독보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도금액은 2조 2862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순매도금액의 39.2%를 차지했다. 2위 SK하이닉스(9065억원), 3위 현대차(4823억원), 4위 SK이노베이션(3570억원), 5위 KB금융(3528억원)을 다 합친 금액보다도 많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를 매도하는 와중에 2차전지 관련주는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점은 눈길을 끈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은 모두 2차 전지 관련주였다. 1위는 LG화학(3638억원), 2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2837억원), 3위 삼성SDI(2604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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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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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 금방 안 끝난다...대형주 투자 피해라"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계속해서 주식을 팔아치우는 이유를 원 달러 환율의 상승, 반도체 등 IT 업황에 대한 의구심, 신흥국 자금 유출 등으로 꼽는다.

지난해 말 1100원선을 밑돌던 원 달러 환율은 현재 1150원선까지 올라왔다. 원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에 따른 평가손실이 발생해 매도 유인이 커진다. 또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들이 반도체 경기 하락 우려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재개하면서 신흥국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반면 한국 증시와 관련도가 높은 중국·홍콩 증시가 폭락한 점도 외국인 매도의 배경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공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 신흥국 증시에 유리하지 않은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구조적으로 교역이 증가하고 신흥국의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구간에서 신흥국과 한국 증시로의 공격적인 자금 유입이 진행됐다"면서 "코로나 이후 기저효과에 따른 고성장을 넘어서는 지속적인 경기 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강하게 형성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신흥국이 신성장 산업의 관점에서 주목받던 시기와는 양상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수출과 기업이익 모두 고점 우려가 있고,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의 경기모멘텀, 하반기 테이퍼링에 따른 강달러 환경 지속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강한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일어나는 중소형주 내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 순매도가 늘고 있는 국면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집중 업종에서 비껴나 있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이에 해당한다"라며 "외국인 순매도 행진 중 차별적으로 순매수를 보였던 2차전지 종목이나 8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정기변경에서 지수에 새로 포함될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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