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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올림픽] 겁 없는 10대 체조 간판 여서정·류성현, 도쿄서 강렬한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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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은 여자 선수 첫 메달…류성현은 마루운동 결선 4위로 가능성 입증

첫 올림픽 긴장감 딛고 2024 파리올림픽서 더 비상할 선수들로 기대만발

연합뉴스

[올림픽] 동메달 확정 후 감격의 포옹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서정이 이정식 한국 대표팀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2021.8.1 mon@yna.co.kr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겁 없는 10대들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체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여서정(19·수원시청)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체조 사상 여자 선수가 따낸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1988년 서울 대회 박종훈의 도마 동메달에서 시작된 한국 체조의 올림픽 역대 메달은 10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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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서정 1차시기 '여서정 기술' 완벽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1차시기를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2021.8.1 handbrother@yna.co.kr



류성현(19·한국체대)은 마루운동 결선에서 4위에 올랐다. 0.3점의 감점만 없었다면 동메달도 가능했던 실력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여서정은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세계로 도약했다.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마루운동을 제패하고 지난해 국제체조연맹(FIG) 호주 멜버른 월드컵 마루운동에서 정상을 밟은 류성현도 조금만 실수를 줄이면 충분히 메달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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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도마’ 여서정, 동메달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1.8.1 mon@yna.co.kr



둘 다 세계 정상급 기술을 펼쳐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여서정은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 점수 6.2점짜리 '여서정'을 이날 깔끔하게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서정으로 화려한 공중 동작 후 완벽하게 착지했을 때 얻은 점수는 15.333점으로 결선에 뛴 8명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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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류성현 마루연기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결승전. 한국 류성현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1.8.1 handbrother@yna.co.kr



남자 기계체조 6개 종목에 모두 능했던 이주형(48) 공주대 교수 이래 최고의 만능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류성현 역시 결선 출전자 8명 중 가장 높은 7.0점짜리 기술을 펼쳤다.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고 심판의 공정한 판정을 받아 한 뼘 더 성장했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더불어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신기원을 연 여서정은 이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아버지를 넘겠다고 호기롭게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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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 류성현, 남자 체조 마루운동 결선서 4위



류성현은 "첫 올림픽 출전해 너무 긴장했고, 경기 도중에도 떨어서 실수가 잦아 아쉬웠다"며 "내 앞에서 경기를 치른 메달 경쟁자들이 실수를 많이 해서 예선에서만큼만 하자고 다짐했는데 많이 떨려서 잘 안 됐다"고 첫 올림픽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몸을 비틀어 내리는 게 마루운동에서 내 장기인데, 다리를 붙이지 못하고 자꾸 꼬이다 보니 심판들이 감점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를 잘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전을 거의 뛰지 못하고 올림픽에 나섰는데도 둘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거의 모든 대회가 취소된 바람에 류성현과 여서정 모두 결선이라는 무대를 그것도 올림픽에서 1년 만에 다시 경험했다.

귀중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한국 체조의 미래를 짊어진 두 선수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완성형 선수가 되기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여서정과 류성현 모두 FIG 관계자들과 세계 체조인들이 눈여겨보는 인재들이자 척박한 한국 환경에서도 체조를 지켜가는 보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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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김한솔 마루연기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결승전. 한국 김한솔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1.8.1 handbrother@yna.co.kr



2018 아시안게임 마루운동 우승자로 대표팀의 주축인 김한솔(26·서울시청)은 마루운동 결선을 8위로 마친 뒤 "예선에서만큼만 뛰었다면 나나 성현이 모두 메달권에 입상할 수 있었는데 긴장하다 보니 즐기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제 '좋은 경험'은 좀 그만해야 하는데…"라고 한숨을 쉰 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내년 아시안게임을 향해 더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한솔과 류성현은 그간 격려해 준 모든 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구면서도 내일의 희망은 잊지 않았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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