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잘못 스스로 고쳐라”… 中, 빅테크 25개社 ‘군기잡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규제 강화 속 인터넷 사업가 조기 퇴진 본격화

시진핑체제에서 ‘자아비판’ 부활

알리바바 등 中 대표기업 대거 포함

데이터 안보 위협 등 단속 경고도

당국 압박에 기업 대표 잇단 하차

SCMP “당국 눈에 안띄는 게 도움”

세계일보

장이밍(왼쪽부터), 황정, 장진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특히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뜻하는 빅테크를 겨냥해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으라”며 사실상 ‘자아비판’을 요구했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와 간섭 등 중국 공산당의 입김이 커지면서 이를 피하려는 인터넷 사업가들의 ‘조기 퇴진’도 본격화하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30일 25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 대표들을 소집해 최근 시작된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과 관련해 스스로 잘못을 찾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공산당의 대중 통치 수단 중 하나였던 자아비판이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 인터넷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활한 셈이다.

이날 불려온 기업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핀둬둬, 바이두, 신랑웨이보, 콰이서우, 징둥, 화웨이, 디디추싱, 메이퇀, 오포, 비보, 샤오미, 트립닷컴, 넷이즈 등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가 대거 포함됐다.

공업정보화부는 데이터 안보 위협, 시장질서 교란, 이용자 권익 침해 등을 단속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업정보화부는 각 기업 경영진이 책임 지고 단속 리스트를 숙지해 잘못을 스스로 효율적으로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 앞서 공업정보화부는 약 반년에 걸쳐 ‘인터넷 산업 전담 단속’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통운수부도 신산업 감독관리 관련 회의를 열어 차량호출 서비스 업계의 독점 등 위법행위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일부 차량호출 플랫폼이 운전기사의 권익을 침해하고 화물운송 플랫폼이 고무줄식으로 제멋대로 경영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공평한 경쟁질서를 어지럽히며 산업 안정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다그쳤다. 미국 증시 상장 직후 데이터 보안 위험 등 국가안보 문제로 당국 조사를 받는 디디추싱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내 차량호출 시장에서 디디추싱의 점유율은 무려 90%로 사실상 독점 상태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공개적인 정부 비판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반독점, 소비자 정보보호, 국가안보 등 명분으로 인터넷 기업을 압박하자 기업 대표들이 경영에서 손을 떼는 일이 확산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의 성공으로 세계적 청년 부자가 된 장이밍(38)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톈진바이트댄스하이어자문 등 바이트댄스의 3개 계열사 법정대표직을 동시에 내려놨다. 지난 5월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뒤 실질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창업 5∼6년 만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타오바오와 1, 2위를 다툴 정도로 회사를 키운 핀둬둬 창업자 황정(41)도 지난 3월 CEO를 그만두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중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 회사인 쑤닝을 창업해 ‘가전 신화’를 쓴 장진둥(58) 회장은 유동성 위기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인터넷 분야의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현시점에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