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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올림픽] 한국 첫 '부전여전 메달' 여서정 "이젠 아빠 이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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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확정 순간 벅차올라…2차 시기 때 실수해 금메달 놓쳤지만 만족해요"

연합뉴스

[올림픽] 여서정, 동메달 깜찍 미소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미소 짓고 있다. 2021.8.1 mon@yna.co.kr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여서정(19·수원시청)이 1일 2020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린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 마침내 태극기를 올렸다.

여서정은 이날 열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해 참가 선수 8명 중 3위를 차지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여서정은 이정식 대표팀 감독, 민아영 코치 등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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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연기마친 여서정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연기를 마치고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1.8.1 mon@yna.co.kr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 최초로 여서정은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또 한국 체조 10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으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첫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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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서정, 동메달 미소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2021.8.1 mon@yna.co.kr



눈물을 닦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는 환하게 웃으며 들어온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2점짜리 '여서정' 기술을 완벽하게 수행해 15.33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금메달 가능성을 키웠다.

이날 금메달을 가져간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의 1차 시기 점수 15.166점보다 높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난도 5.4점짜리 기술로 나선 2차 시기에서 14.133점에 그쳐 전체 평균이 확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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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눈물 흘리는 여서정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동메달을 획득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8.1 handbrother@yna.co.kr



여서정은 "1차 시기에 너무 잘 뛰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2차 시기에서 실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도 금메달이 아쉽지 않았느냐는 물음엔 "아쉽지 않다. 만족한다"고 해맑게 웃었다.

도쿄올림픽 기간 문자 등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아버지에게 감사드린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여서정은 "일본에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없어져서 아빠랑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아빠가 장문으로 많은 글을 써줬고, 지금껏 잘해왔으니 열심히 준비하라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아빠 얘기만 나오면 만면에 웃음을 띠는 여서정은 여 교수와 판박이다.

올림픽 동메달도 여 교수의 기술인 '여 2'를 응용해 만든 '여서정'으로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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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서정의 도마연기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점프한 뒤 착지하고 있다. 2021.8.1 handbrother@yna.co.kr



여서정은 '여 2' 기술(힘차게 달려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로 900도 회전)보다 반 바퀴 덜 도는, 720도 회전 기술이다.

회전수는 적지만 여자 선수에게 어려운 기술이라 난도 점수가 높다.

여서정은 "아빠가 계셔서 그간 부담감도 많았고,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이젠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며 호기롭게 아빠에게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먼저 세상에 이름을 날린 아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여서정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서고 싶다는 뜻도 힘줘 말했다.

여 교수는 "이젠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며 자신을 능가해 더 큰 선수로 커 갈 딸을 전폭 응원했다.

여서정은 메달의 기운을 2일 남자 도마 결선에 뛰는 신재환(23·제천시청)에게 전해주고 3일 귀국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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