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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은 없어도…BMX '윌로비 부부'의 감동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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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회 銀 남편, 사고로 하반신 마비…아내 코치로 '변신'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한 윌로비 부부
[앨리스 윌로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2020 도쿄올림픽 BMX(바이시클 모토크로스) 레이싱에서 보여준 '코치 남편' 샘 윌로비(30·호주)와 '선수 아내' 앨리스 윌로비(30·미국)의 러브 스토리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앨리스 윌로비는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사이클 BMX 레이싱 종목에서 세 차례 준결승 레이스에서 두 차례나 넘어지는 아쉬움 속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BMX 레이싱은 굴곡진 코스를 빠른 속력으로 주파해 순위를 결정하다 보니 충돌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위험한 종목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앨리스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준결승에서 충돌사고를 비껴가지 못했고, 끝내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앨리스의 고군분투를 애처로우면서도 자랑스럽게 지켜본 코치가 있었다.

그의 남편이자 코치인 샘이었다. 하반신 장애를 가진 샘은 휠체어에서 아내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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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BMX 레이싱 여자부 준결승에서 충돌사고로 넘어지는 앨리스 윌라비(USA).
[AP=연합뉴스]



윌로비 부부는 BMX 종목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선수들이었다.

남편 샘 윌로비는 2012 런던올림픽 BMX 레이싱 은메달리스트로, 2012년과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낸 실력파 선수였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6위에 그친 윌로비는 그해 9월 항상 훈련해오던 미국 출라 비스타 BMX 트랙에서 대형 사고를 당했다.

훈련 도중 자전거의 균형을 잃은 윌로비는 머리부터 땅으로 떨어졌다.

추락 직후 샘은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곧바로 다리와 팔의 감각도 사라졌다.

5~7번 목뼈가 부러진 샘은 수술을 받았지만 '영구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고 BMX와 작별 인사를 해야만 했다.

샘의 사고 소식에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피앙세' 앨리스였다.

앨리스 역시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샘과 함께 출전한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에이스다.

둘의 만남도 극적이었다.

호주의 BMX 유망주였던 샘이 앨리스의 경기 모습이 당긴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반했고, 당시 SNS 프로그램인 '마이스페이스'의 앨리스 계정을 오랫동안 '스토킹(?)'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기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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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올림픽 BMX 레이싱 남자부 은메달을 따낸 샘 윌로비
[EP=연합뉴스]



샘의 오랜 구애에 앨리스는 샘을 미국으로 초대했고, 그렇게 둘은 'BMX 연인'으로 사랑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016년 9월 샘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으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샘은 병상에 누워 앨리스에게 "당신은 식물과 결혼할 수 없어.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견딜 수 없는 지옥'으로 밀어 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샘의 재활에 공을 들였고, 결국 2019년 1월 결혼식을 올렸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앨리스는 "남편과 내가 따낸 두 개의 은메달을 합쳐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끝내 준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샘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한동안 괴로울 것 같다. 우리가 부부가 함께하면서 배운 한 가지가 있다면 '내일의 해가 뜨겠지만 항상 더 일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샘과 앨리스 부부는 함께 헤쳐나갈 준비가 돼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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