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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진은 말한다] 매혈 인파, 197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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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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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남동 서울대학병원 앞에는 생존을 위해 피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침마다 100여 명의 매혈자가 몰려서 문 열기를 기다리는 바람에 병원당국이 인파들을 정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들 대부분은 막노동꾼이나 노점상, 재수생들로 한 번 매혈(320㏄)에 6200원을 받고, 병원은 환자들에게 9700원에 되판다고 했다.

피를 파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카메라에 찍히는 것이 부끄러워 얼굴을 돌리곤 했다. 한 20대 청년이 아침밥도 먹지 않은 핼쑥한 얼굴로 촬영자를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을 돌릴 힘조차 없어 보였다. 그 눈빛이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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