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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제주 제2공항과 ‘적정 관광’ / 이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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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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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환경부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국토교통부의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철새 도래지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 지형(숨골) 보전 등을 반려 사유로 들었다.

2015년 11월 공항 건설 소식이 전해진 뒤 제주도민과 시민단체들이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를 꾸려 6년째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자연환경 보호’ 못지않게 이슈가 됐던 것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이다. ‘과잉 관광’은 한 지역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주민의 삶과 관광의 질이 모두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애초 국토부와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 이유는 ‘더 많은 관광객 유치’였다. 수용 인원 2500만명인 제주공항 이용객이 2040년에는 4557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므로, 공항 하나를 더 지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은 제주의 관광객 규모가 이미 생태적 수용능력을 넘어섰다고 본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를 보면, 1988년 200만명이던 제주 관광객은 2005년 5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3년에는 1000만명, 2016년엔 1500만명을 돌파했다. 제주도 면적의 15배가 넘는 하와이의 연간 관광객이 900만명가량(2016년)인 점에 비추면 지나치게 많다.

좁은 땅에 사람이 몰리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제주 관광객은 며칠씩 머물다 간다. 스쳐지나가는 이들이 많은 육지 관광지와는 다르다. ‘과잉 관광’의 악영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생활쓰레기가 넘쳐나고 하수처리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부동산값 상승, 난개발, 교통혼잡 문제도 심각하다. 주민들의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문제들이다.

지난 2월 제주도와 도의회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2곳이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공항 건설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민들이 ‘개발’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에 오를 정도로 환경적 가치가 높은 섬이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생태적 한계를 넘지 않는 ‘적정 관광’이 아닐까 싶다.

이종규 논설위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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