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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수박 담으면 4만원… 폭염의 장바구니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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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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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경기도 성남의 한 대형마트. 시금치 한 봉(200g), 계란 한판(25구), 우유 한 통을 담았더니 영수증에 2만원을 넘긴 숫자가 찍혔다. 시금치 4490원, 우유 6000원, 계란 9900원 총합 2만 390원이었다. 마트 광고에서는 5000원대 미국산 백색 달걀(30구)을 팔고 있다고 했지만 오전 11시 50분 계란 코너를 찾았을 땐 이미 품절 안내가 붙어 있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장보기가 무섭다며 고개를 저었다. 과일 코너에서 수박을 고르고 있던 회사원 김모(46)씨는 “지난 6월 말만 해도 1만원대 후반이던 수박 한 통 값이 2만~3만원대로 올랐는데 폭염 탓에 좀 있으면 더 비싸진다고 한다”고 했다.

먹을거리 가격이 신선·육류·가공 식품을 가리지 않고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연초 즉석밥을 시작으로 햄, 라면 등 가공 식품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최근에는 불볕더위 탓에 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와 육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 평균 소매가는 1개월 전 1㎏당 8094원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1만 9459원으로 140.4% 뛰었다. 청상추는 100g 기준 같은 기간 1082원에서 1572원으로 45.3% 올랐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생산량이 저하되면서 채소류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양배추는 같은 기간 포기당 평균 3078원에서 3397원으로 한 달 새 10.4%, 배추는 포기당 3118원에서 3502원으로 12.3% 뛰었다.

폭염의 영향은 제철 과일에까지 미쳤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일부 온라인 소매 업체에서는 7㎏짜리 강원도 양구 수박 한 통을 3만 4800원에, 10㎏짜리는 3만 9200원에 팔고 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격이 폭등한 달걀값도 내려갈 기미가 없다. 지난달 30일 기준 특란 중품 한판(30개) 가격은 7263원으로 1년 전(5148원)보다 41.1% 비싸다.

폭염에 가축의 폐사가 잇따르면서 닭고기 소매가격도 뛰었다. 지난달 30일 육계 소매가격은 ㎏당 5991원으로 1년 전(4905원) 대비 22.1% 올랐으며, 이는 2019년 1월 28일(5992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29일까지 폐사한 육계 수는 18만 9651마리로 전체 폐사 가축의 65.1%를 차지했다.

가공식품값도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오뚜기는 라면값을 평균 11.9% 올렸고 해태제과는 홈런볼 등 과자 5종의 가격을 10.8% 인상했다. 이달 16일부터 농심 라면값도 평균 6.8% 오른다.

우유가격도 ℓ당 2.3%(21원) 인상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 우유부터 가공유, 아이스크림, 커피 등 관련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 폭이 3년 전의 5배인 데다 다른 원재료 가격도 올라 더 큰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8년 원유 가격이 4원 오르자 서울우유는 흰 우유(1ℓ) 가격을 3.6% 올렸다.

하반기에도 장바구니 물가 인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밀과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데다 기상 이변으로 주요 생산국 작황도 부진하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 이뤄지면 식품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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