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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돌연 연기'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변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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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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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의 모습./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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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분 매각 일정을 돌연 연기하며 남양유업 매각에 변수가 생겼다. 홍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하면서 매각가를 올리거나 매각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위약금 조항이나 계약금이 별도로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홍 전 회장의 변심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만약 홍 전 회장이 매각을 철회하게 된다면 위약금 조항이 없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계약 파기로 인한 보상은 청구할 수 있어 통상 계약금인 10% 가량은 배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뢰 손상에 따른 가치 하락, 불매운동 지속, 대주주 리스크 재부각 등으로 감수해야 할 부담이 있어 매각 철회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홍원식 전 회장, 남양유업 경영권 양도 연기… 한앤컴퍼니 반발, 위약금 조항은 없었지만 법적 조치 취할 것


1일 IB(투자은행)·식품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측이 지난 5월27일 체결한 남양유업 보통주 37만8938주 양도 계약에는 위약금이나 계약이행보증금 조항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계약에 위약금 성격의 이행보증금은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계약의 대금 지급 시기는 오는 31일로 당사자간 합의가 없으면 이 기한을 넘기지 못한다.

당초 양측은 대금 지급일보다 한달여 이른 지난달 30일 경영권을 양도할 예정이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그런데 임시주총 당일 안건이 변경됐다.

남양유업은 임시주총을 다음달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쌍방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홍 전 회장 측의 남양유업 지분율이 53.08%라 해당 임시주총 안건 변경과 연기가 가능했다.

이는 대금 지급 기한으로 정한 오는 31일보다 2주 더 늦다. 게다가 양측 합의에 의한 게 아닌 홍 전 회장 측의 일방적 임시주총 연기라 한앤컴퍼니 측은 크게 반발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임시주총 후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7월30일 예정돼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는데 매도인의 일방적 의지로 임시주총 6주간 연기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법적 조치 등도 강구한다고 밝혔다. 계약 파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홍 전 회장 변심에는 매각가 헐값 평가, 위약금 조항 없었던 점 등이 영향 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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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사진= 김휘선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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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경영권 양도 연기에 시장에서는 홍 회장이 매각 의사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계약체결일 종가 기준 주당 43만9000원의 1.8배에 해당하는 남양유업 매각가격 3107억원(주당 82만원)이 헐값이란 평가가 있어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유형자산 장부가격이 3693억원이고 실제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매각가보다 자산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당장 위약금 조항이 없고 다른 매수자가 더 높은 가격에 경영권을 인수하면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홍 전 회장 측이 판단했을 수 있다.


위약금 조항 없어도 10% 손해배상 가능성 커… 기업가치 하락·소액주주 소송 등 부담 여전


홍 전 회장 측이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다. 한앤컴퍼니 측 소송 등으로 위약금 조항 계약이 없었더라도 통상 이행보증금으로 계약금의 10%인 310억원선을 물어줘야 하고 기업도 하락할 수 있는 등 유·무형적 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위약금을 받을 근거가 없더라도 사회 통념상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어 한앤컴퍼니의 자본 조달, 평판 하락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오너일가 신뢰 하락, 불매운동 확산, 주가 하락에 따른 소액주주 소송제기 등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매각 불발 조짐에 남양유업 주가가 전일보다 7.66%(5만원) 떨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임직원들도 임시주총 당일 해당 사실을 알게됐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남양유업의 한 직원은 "한앤컴퍼니 측과 경영 개선 계획을 수립해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홍보실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판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매각 관련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경영 공백 상태다. 지난 5월4일 홍 전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사흘 뒤인 7일 꾸려진 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도 경영권 매각 소식 이후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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