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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뱅크·페이 떼어내는 카카오, 지주사 할인에도 주가 14만원대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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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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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자회사가 잇따라 상장하면서 지주사 격인 카카오도 주가할인을 받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카카오의 주가는 급격한 롤러코스터에 올라가는 모양을 연출했다. 연초 7만3362원(액면가 100원 기준)으로 시작한 카카오 주가는 6월 말에는 17만원을 넘어섰다. 7월 들어서는 숨을 고르며 현재는 14만원대에서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상반기 동안 카카오의 주가가 꾸준히 오른 것은 전 사업 분야에서 고른 실적을 낸 덕분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톡비즈와 신사업, 유료콘텐츠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5월 액면분할도 주주들의 환영을 받은 데다가 상반기 코인 열풍으로 두나무 관련 지분법 이익도 증가하는 등 호재가 넘쳐났다.

카카오 입장에서 올해 하반기는 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시기다. 자회사가 잇따라 상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자회사들은 하나같이 시장의 관심이 높다. 국내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는 이제 막 공모청약을 끝냈고, 카카오페이도 곧 절차를 시작한다. 카카오엔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상장이 유력하다.

한편 카카오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 있다. 바로 지주사 할인이다. 지주사 할인이란 쉽게 말하자면 지주사와 자회사가 같이 상장사라면 지주사의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늦게 평가받는 것을 말한다.

모·자회사가 같이 상장하는 것은 국내 증시에서는 흔하다. 삼성, LG, SK 등 대부분의 그룹사가 이런 구조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드물다. 미국의 경우 모·자회사 사이의 출자지분은 대부분 100%다. 지주사만 상장하고 자회사는 비상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회사 간 출자도 거의 없다. 지주사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는 20%, 비상장 자회사는 40%만 보유하면 지주사로 인정해준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 결과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하면 '더블 카운팅' 문제가 생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지주사는 할인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그룹 지주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지 못한다. 기업의 자산 가치보다도 시가총액이 낮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LG화학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이 지난해 9월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세우자 주가가 70만원대에서 60만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할인이 우려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하루 만에 시총 4조원이 증발했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부문 분할 소식을 알리자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하는 등 최근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회사는 항상 할인이 주요 이슈였다.

관건은 지주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카카오도 지주사 할인을 받을 지 여부다.

특이하게도 카카오에 대해서는 할인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지난해 9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할 때도 주가는 높아지지도 않았지만 할인받지도 않고 횡보했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꾸준한 상승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는 단순히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사업을 떼주던 기존의 지주사와 달리 카카오 스스로 '카카오톡'을 활용한 플랫폼 기업으로서 자회사와의 적극적인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2018년 내보냈던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품기로 결정하면서 혹시 있을 수 있는 할인을 상쇄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이어 있는 자회사 상장 이후 할인으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는 있지만 카카오는 이커머스 고객 접점을 전부 지주사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을 통한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자회사 상장 이후에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이 카카오의 주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커머스를 합병한다면 향후 카카오톡 내 커머스 확장 측면에서 사업상 시너지가 크다"며 "커머스 앱으로서 카카오톡 발전 속도 가속화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angh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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