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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로 진화하는 사기수법 ...전담부서 신설 목소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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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건수 절도 제치고 1위 지속

SNS 발달·고령화에 범죄 늘어

전담부서 만들어 정보 수집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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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범죄율 죄목 1위를 달리는 사기 범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갈수록 진화하면서 관련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면대면으로 이뤄지는 불법 다단계 투자가 대규모 사기 범죄의 온상이었지만 사이버 공간을 무대로 하는 일명 ‘언택트 사기’가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갈수록 수사와 검거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앞서 의뢰한 연구용역에서도 ‘사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사기 사건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사기 범죄 근절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달부터 10월까지 3개월 간 사기 범죄를 특별 단속할 예정이다. 중점 단속 대상은 사이버 사기, 전화통신금융 사기(보이스피싱), 보험·전세·취업 사기 등이다. 이번 특별 단속은 국수본 출범 이후 첫 과제로 지목된 ‘서민생활 침해 범죄 근절’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사기는 우리나라의 ‘대표 범죄’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사기는 지난 2015년부터 절도를 누르고 범죄 발생 건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사기 범죄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지난 2017년 23만169건에서 2018년 26만7,419건으로 늘었고 2019년 30만2,038건, 2020년 34만5,005건을 기록하며 매년 10% 이상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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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SNS와 인터넷 플랫폼이 발달돼 범죄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증가한 게 주요 원인“이라며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은퇴자의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도 사기 범죄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요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사기 유형이 각종 물품의 임대 사업을 매개로 하는 불법 다단계 사기에서 암호화페 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기반 사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로 불린 조희팔 사건의 경우 의료기기 임대 사업에 투자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투자자를 끌어모아 5조 원의 피해 금액과 7만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호화폐 열풍을 타고 거래소를 직접 차리거나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유사수신 범죄가 급격히 늘고 있다. 피해자 4만여명에 피해금액 2조 원대에 달하는 피해를 낳은 암호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 상반기 경찰의 범죄수익 몰수·추징 보전금액 5,073억 원 중에서 사기는 4,33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497억 원이 암호화폐와 관련한 유사수신 투자 사기에서 추징한 범죄수익이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가 일상으로 파고들고 고령층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사기 범죄가 더욱 은밀하게 침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사기 범죄를 체계적으로 예방하려면 전담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경찰청이 동국대에 의뢰한 사기 범죄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다발성 사기 사건의 경우 경찰서에 접수되더라도 일반적인 민·형사 고소 사건과 동일하게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영국 경찰이 국가사기정보국을 신설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다발성 사기 사건에 별도 정보를 수집하는 것처럼 우리도 경찰청에 사기 정보를 전담 분석하는 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찰은 연구용역 결과 사기 범죄 전담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결론을 받았음에도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수본이 이제 막 출범한 상황에서 당장 조직 개편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향후 사기 전담 부서 신설과 관련해서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한 뒤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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