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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측 유조선 피격에 2명 사망…이란과 ‘그림자 전쟁’ 가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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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스라엘 재벌 소유의 국제 해운사 조디악 해양은 7월 29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아라비아해를 항해하던 유조선 머서 스트리호가 전날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머서 스트리트호가 지난 2016년 1월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인근을 항해할 당시의 모습. 케이프타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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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재벌 소유의 해운사가 운영하는 유조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만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이스라엘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양국 간 선전포고만 없는 물밑 전쟁인 ‘그림자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해운사인 조디악 해양은 31일 성명을 통해 자사가 운영하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전날 오만 인근 해상에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영국 선원 1명과 루마니아 선원 1명 등 2명이 사망했다. 머서 스트리트호는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로 가던 중이었다. 이스라엘의 해운 재벌인 이얄 오퍼가 소유한 국제 해운사 조디악 해양이 머서 스트리호를 운용하고 있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 각료회의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란에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니 간츠 국방장관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매체 테헤란타임스도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성 공격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최근 시리아 중부를 공습해 친이란 민병대원 2명을 사살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반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스라엘이나 이란 관련 선박이 해상에서 공격받은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년간 이스라엘 해군이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석유를 운반하던 이란 소유의 유조선 수십 척을 공격해 친이란 무장정치조직인 헤즈볼라에 수십억달러어치 손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최근 몇 달간 이스라엘이 부분적으로 소유한 선박이 4차례 의문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인 7월 4일에는 조디악 해양이 한때 소유했던 컨테이너선이 인도양 북부를 항해하다 피격당해 화재 피해를 겪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당시에도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양국은 이란이 핵 개발을 본격화한 2000년대부터 ‘그림자 전쟁’을 치러왔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을 예고하면서 양국 갈등이 커졌다. 지난해 7월 이란 나탄즈 핵시설에서 의문의 화재로 신형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가 훼손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란 핵과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가 이스라엘산 기관총을 맞고 대낮에 암살됐다. 지난달에는 테헤란 인근 카라즈의 핵폐기물을 저장하던 원자력청 건물에서 사보타주 공격이 일어났다. 이란은 세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JCPOA 복원을 저지하고, 대이란 제재를 강화해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싶어 한다.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이 JCPOA 복원을 방해하려고 이란 핵시설에 사보타주를 가했다고 비난한다. 하레츠는 이번 사건이 JCPOA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발생했다면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당초 의도와 달리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도록 설득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양국은 친이란 시아파 벨트로 묶인 시리아와 레바논 등에서도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견제를 위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레바논의 친이란 민병대 기지를 공습하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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