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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피지컬로 女경기출전 공정하냐" 올림픽 첫 성전환선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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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트랜스젠더 선수 로렐 허버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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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일이 다가오며 '공정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남성의 신체조건을 타고났는데,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여성 경기에 뛰는 것이 공정하냐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여성 역도대표팀 로렐 허버드(43)의 출전일(8월 2일)을 앞두고, 남성대회에 출전했던 그가 '부당한 이점'을 가진 것이 아닌지 운동계와 여성스포츠계 등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8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까지 남자 역도선수로 활동해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15년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당시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첫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L(1리터당 10나노몰) 이하여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다.

남자로 태어나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던 허버드는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2015년부터 여러 차례 호르몬 검사를 했고, 2016년 12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IOC와 국제역도연맹(IWF)이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자 '여자 역도선수 자격'을 얻었다. 남자 선수로 활동할 때의 이름은 '개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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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 허버드. 로이터=연합뉴스





성전환 뒤 '女역도선수' 두각 나타내



그는 성(性)을 바꾼 뒤 '여자 역도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2017년 뉴질랜드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고, 그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다.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275㎏) 2위에 올랐다. 성전환 선수가 세계역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건 그가 처음이다. '역도 약소국' 뉴질랜드에서 남·여 선수를 통틀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메달을 딴 첫 선수로도 기록됐다.

허버드는 오는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리는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한다. 경기에 앞서 그는 성명을 내고 "올림픽이 우리의 희망과 이상, 가치를 이야기는 국제적인 이벤트라는 걸 알게 됐다"며 "나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힘써 준 IOC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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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허버드가 첫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기 위해 체육관에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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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허버드가 첫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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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경쟁' 中네티즌들 "공정하지 않다" 주장



앞서 성전환 선수 출전 논란에 리차드 바운트 IOC의료국장은 "그의 참가논란은 '크고 어렵고 복잡한 문제'다"라며 "허버드는 여성선수로 IOC의 규정에 따라 경쟁하고 있다. 대회에 출전하고 예선전을 치른 그의 용기와 집념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도 허버드가 도쿄에 도착한 뒤 계속 보호해왔다. 케린 스미스 사무총장은 "허버드의 경기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좋겠다"며 "그는 운동선수고, 도쿄에서 자신의 올림픽을 향한 꿈과 야망을 성취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상위권 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은 거세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트랜스젠더 여성을 올림픽 포용성의 상징으로 삼는 것과 별개로 허버드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신체적인 이점이 커 공정하지 않다" "허버드는 근육 강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 수치가 여전히 평균 여성보다 5배 더 높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보다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타고난 신체적 이점, 압도적이진 않다"



성전환 선수들의 '신체적 이점'에 대한 과학적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성전환 여성들이 사용하는 약들이 사춘기 남성호르몬으로 만들어진 '신체적 이점'을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성전환 선수들의 성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트랜스젠더 선수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조안나 하퍼 영국 러프버러대 연구원은 "성전환 여성 선수들이 다른 여성보다 신체가 크거나 빠를 수는 있지만, 그러한 신체적 이점이 압도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만일 신체적 이점이 크다면 허버드 같은 선수가 세계기록을 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버드가 '남자 선수'일 때 남자 105㎏급 경기에서 만든 최고 개인 기록은 합계 300㎏(1998년)이다. 국제 경쟁력이 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여자부 경기에서 그는 개인 최고 285㎏을 들었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이 보유한 세계기록 332㎏과는 격차가 크지만, 메달권을 노려볼 만 하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그가 15년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복귀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단 것이다. 또 나이도 많다. 같은 조에서 경쟁하는 14명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으며, 차고령자보다도 10살 더 많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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