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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피부발진 주범은 ‘인체유해 선박페인트’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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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친환경 도료에 유해성분”

조선소 3곳 53명이 피부질환

정부, 검사 없이 사용 권장 드러나


한겨레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원유운반선.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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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가 인체 유해성을 검증하지도 않은 이른바 ‘친환경’ 선박용 페인트를 들여와서 작업자들이 피부 발진이 나타나는 등 집단 산업재해를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도 이런 페인트 도입을 장려하면서도, 인체 유해성을 검증했는지 확인하는 덴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조선 3사 도장 작업자 집단 피부 발진 사태를 조사한 결과 선박 페인트칠 작업에 쓰인 ‘무용제 도료’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 쪽이 새로 도입한 무용제 도료를 쓴 뒤 선박 도장 작업자들의 피부에 발진이 일어났다며 도료 사용을 중지하고 위험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애초 무용제 도료는 유해한 유기용제를 쓰지 않아서 친환경 제품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2019년 4월 정부가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으로 사용 확대를 장려했고, 이듬해부터 조선업 현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페인트를 빨리 마르게 하는 시너 등 유기용제가 유해가스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배출하는데, 무용제 도료는 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정부는 조선사가 무용제 도료를 사용하면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보기로 했으나, 해당 도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선 기업 쪽에 별도 검토를 요구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현대중공업그룹 3개 조선사와 다른 4개 조선사, 3개 도료 제조사 등 10개 회사의 무용제 도료 도장 작업자를 대상으로 임시 건강진단을 한 결과 55명 피부질환자 가운데 53명이 모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동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도료 제조사 직원이었다. 다른 조선사에서는 관련 피부질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또 노동부가 올해 1월부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통해 기존 도료와 무용제 도료를 비교해 보니 무용제 도료엔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포함돼 있었다. 기존 유기용제 도료에 견줘 휘발성유기화합물 함량은 낮았지만, 또 다른 피부 과민성 물질들이 새로 포함된 결과다.

무용제 도료를 개발한 제조사와 이를 사용한 조선사 모두 유해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 또 노동자들에게 유해성 교육을 실시하거나 보호구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노동부는 문제의 조선3사에 △화학물질 도입 시 피부과민성에 대한 평가 도입 △내화학 장갑 등 피부노출 방지 보호구 지급 △의학적 모니터링과 증상자 신속 치료 체계 구축 △안전 사용방법 교육 등을 담은 안전보건조치 명령을 내렸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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