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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지하철 안까지…공공장소서도 위협받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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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객실 내부서 성폭행 미수 사건 벌어져 충격

여성 대상 범죄 기승…57% 일상생활서 두려움 느껴

전문가 "묻지마 범죄자 다수가 사회적 취약 계층"

"범죄자 관리 체계 활성화해 조기 발굴, 치료해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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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지하철 객실 안에서 한 50대 남성이 여성 승객을 위협하며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성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중교통 안에서조차 중범죄가 버젓이 벌어질 뻔했다는 지적이다. 여성들이 안심하고 버스·지하철 등을 이용할 수 있겠느냐는 토로가 나온다. 전문가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범죄자를 조기에 발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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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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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한 전동차가 용산-노량진역 사이를 지나던 중, 객실 안에 있던 50대 남성 A 씨가 20대 여성 B 씨 앞을 가로막았다.

당시 객실 내부에는 두 사람 뿐이었다. 당황한 B 씨가 다른 객실로 이동하려 하자, A 씨는 B 씨를 노약자석으로 밀치며 흉기를 목에 댔다.

A 씨는 "아가씨가 예뻐서 그래"라고 말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B 씨는 흉기를 손으로 막으며 저항했지만, A 씨는 뺨과 머리를 마구 때리며 폭행을 이어갔다. 그때 열차가 노량진역에서 멈춰 섰고, B 씨는 온 힘을 다해 밖으로 탈출했다.

피해자 B 씨는 사건 이후로도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지난 2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2021년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가능한 건가"라며 "나를 탈출시켜줄 사람은 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력을 다해 도망쳤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그때 생각이 나) 땀으로 손이 흥건해 진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6시31분께 1호선 의정부역 승강장에서 철도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제추행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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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5월 서울 강남역 여성혐오 범죄 공론화 시위 당시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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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건을 접한 여성들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잠시 객실 내부가 비었다고 하지만, 평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내부에서 성폭행이 벌어질 뻔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서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해 서울로 출근한다는 30대 여성 C 씨는 "정말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 건지 믿기지 않는다"라며 "평소 우리나라는 치안이 좋다고 자랑해 왔는데 이런 사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여성 직장인 D(28) 씨는 "인적이 드물건 말건 상관없이 어떤 장소에서든 여성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 한다"라며 "이런 불안감이 정말 지긋지긋하다"라고 토로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에서 남성이 여성에 대해 중범죄를 저지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17일에는 서울 송파구 한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법원 공무원이 일면식 없는 여성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술에 취해 있던 이 공무원은 피해 여성을 따라가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가 격렬하게 저항하자 현장에서 달아났다.

지난달 28일에는 동대문역 승강장에서 한 50대 남성이 처음 본 여성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당시 이 남성의 왼쪽 팔뚝에는 '살인계획'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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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범죄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다 보니, 여성은 남성에 비해 범죄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범죄에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 비율은 57%로 남성(44.5%)과 비교해 13.5%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여성을 표적으로 한 중범죄나, 이른바 '묻지마 범죄'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범죄자 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지하철 성폭행 미수의 경우 성폭행이라는 명확한 동기가 있으므로 묻지마 범죄에 속하지 않지만,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휘두르거나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중범죄와 묻지마 범죄가 다수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실장은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들은 대부분 동기가 불분명하거나 자신만의 신념을 갖춘 경우가 많다"며 "망상, 음주나 약물 중독 등에 노출돼 있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취약 계층이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 범죄 예방하려면 이들에 대한 범죄자 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라며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 의료기관 등을 통해 사회로부터 고립된 불만형 사람들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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