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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IT] '두 번째 아픔' 타다는 어쩌다 대리시장에서 철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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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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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번째다. VCNC가 '타다 베이직' 철수에 이어 '타다 대리'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던 타다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쉬운 행보다.

타다 대리 서비스는 다음달 27일까지만 운영된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지 불과 10개월 만이다. 운영사인 쏘카의 자회사 VCNC는 가맹택시 호출서비스 '타다 라이트'와 고급택시 '타다 플러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다. 회식, 출퇴근 등 이동 수요가 줄어든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한 꺼풀 안쪽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대리시장의 특성을 비롯해 격화한 모빌리티 경쟁, 내년 상장 이슈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리시장은 모빌리티 산업에서 몇 안 되는 '캐시카우'로 불리는 분야다. 수수료라는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타다는 어쩌다 알짜라는 대리시장에서 철수하게 됐을까.


타다 대리, 어떤 서비스였나?

타다 대리는 지난해 10월 고객과 대리기사 양쪽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구상으로 출범했다. 대리시장은 연간 3조원 규모로 평가되지만, 디지털화가 더딘 시장으로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타다는 '앱(애플리케이션) 대리'를 앞세워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다 대리는 고객에게 15분 이내 대리기사의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 대리기사에게는 업계 최저 수수료로 접근했다. 대리 업계 평균 콜 1건당 20%에 달하는 수수료를 타다는 15%로 낮추고, 프로그램 사용료·관리비 등을 받지 않았다.

카카오에 비해 늦은 출발이었지만 가파른 성장세였다. 타다 베이직으로 한 차례 고배를 마신만큼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초기부터 안정적 운영이 호평을 받았다. 최근까지 약 3만명의 대리기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영향? 다른 이유 없었나

타다가 대리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다. 출시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이내 잡힐 것으로 봤지만, N차 유행을 반복하며 이동 수요가 메말랐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로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화 콜'이 구축한 생태계는 생각보다 단단했다. 대리시장의 85%는 전화로 대리를 부르는 '전화 콜'이다. 전국 대리기사 16만명 '락인'(Lock-in) 돼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경쟁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전화 콜' 2위 업체인 '콜마너'(CMNP)를 인수해 '앱 대리'와 '전화 콜' 시스템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이 취객이라는 점에서 좀처럼 충성층이 생기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앱을 이용해 대리를 부르다가도 언제든 익숙한 전화번호를 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화 콜이 이미 구축한 생태계를 깨고 디지털화를 이루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티맵의 참전, 격화하는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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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자금력이 풍부한 티맵이 지난 13일 '안심대리' 서비스를 통해 대리시장에 뛰어들었다. 티맵은 국내 최대 규모인 1900만명의 자사 내비게이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대리기사들이 자연스럽게 티맵 대리 서비스에 녹아들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첫 3개월간 대리기사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고, 보험 보장 범위도 기존 업체보다 높이며 '쩐의 전쟁'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흐를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티맵의 참전은 타다 입장에서 큰 부담인 셈이다.


선택과 집중, 내년 상장 바라보는 쏘카

타다 대리의 서비스 종료는 전략적 차원으로 이뤄졌다. 당장 서비스를 그만둬야 할 정도로 손실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구축해온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자는 내부 의견도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결국은 선택과 집중이다. 타다는 모빌리티 분야의 격전지인 가맹택시 시장에 모든 역량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올해 4월 타다 금지법의 시행으로 '브랜드 택시' 외에는 마땅한 모빌리티 사업을 벌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타다는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 약 1700대를 운영 중이다.

내년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어려움을 겪는 타다와 달리 모기업 쏘카는 순항 중이다. 코로나로 이동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올해 2분기 차량공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세를 보였다.

타다 관계자는 "수요 자체가 꺾여버린 상황에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상황을 타개하는 것 보다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리소스를 투입하자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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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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