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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SPO 도쿄] 54분 만에 실종된 투지…메달 근처도 못 가 '사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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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우리는 사고 칠 준비가 돼 있다. 충분히 칠 수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 사고 한번 치고 싶다."

김학범 감독이 던진 출사표. 다른 의미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런던에 이어 메달 획득과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요코하마 대참사'였다. 멕시코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8강에서 짐을 싸게 됐다.

김학범호는 31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에서 멕시코를 만났다. 멕시코를 넘는다면 4강에 진출하고, 최소 동메달 결정전 자격을 얻을 수 있기에 총력전이었다.

한국은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충격적인 패배를 했지만, 루마니아와 온두라스를 완벽하게 차례로 제압했다. 1948년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역대 멕시코에 3승 2무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공한증'을 등에 업고 4강 진출에 신호탄을 쏘려고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대 전적은 의미가 없었다. 한국은 킥오프 8분까지 멕시코를 몰아쳤지만, 11분 만에 실점했다. 측면에서 크로스 각도를 내줬고, 반대로 돌아 뛰는 로모를 체크하지 않았다. 마르틴 발 밑에 안전하게 볼이 전달되면서 이른 시간에 골망을 허락했다.

이동경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흔들린 수비는 걷잡을 수 없었다. 측면에서 날아온 베가의 패스와 로모의 침투를 중앙 수비들이 제어하지 못했다. 1도움을 적립했던 로모는 유려한 볼 트래핑과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했다.

분위기를 올리려면 실점. 24세 이하(U-24) 어린 선수들에게 충격이었다. 다급한 마음에 집중력을 잃었다. 1골 차이였는데 강윤성이 박스 안에서 상대를 밀치면서 페널티 킥을 허용했고,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후반전에도 패턴은 비슷했다. 후반 5분에 이동경이 환상적인 만회골을 넣었는데, 10분에 세트피스로 실점했다. 앞으로 교묘하게 잘라 들어간 마르틴을 잡지 못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후에도 오프사이드는 아니었다.

경기 시작 54분 만에 4번째 실점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이미 경기를 던진 느낌까지 들었다. 수비는 연속 실점에 앞으로 나가지 못했고, 과정보다 롱 볼만 시도했다. 주장 완장을 찬 정태욱은 어이없는 패스미스까지 범했다.

팀 단위로 차단하고 공격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패턴이 많았다. 그라운드에 집중력과 투지는 사라졌고, 수비 3명이 선수 한 명을 못 잡는 경우도 있었다. 후반 18분 코르도바의 중거리포는 올림픽 대표팀에게 날린 K.O 펀치였다.

멀티골을 넣은 이동경이 끝까지 독려했고, 황의조가 만회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반부터 중원 장악에 실패했고, 김학범 감독이 강조했던 조직력은 없었다. 런던 세대를 넘어 금메달. 도쿄에서 "사고 한번 치고 싶다"던 자신감은 밸런스만 무너진채 쓰라린 6실점 참패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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