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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SPO 인천] ‘ERA 10점대 투수’ SSG 특별관리 받는 이유… 김원형 결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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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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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들 지도에서 많은 부분을 코치들에게 위임하는 편이다. 김 감독이 어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항상 ‘코치 덕’이라고 말하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런 김 감독이 이례적으로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두 투수를 살리지 못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도 어렵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특별 관리 대상이다.

김 감독이 주목한 선수는 좌완 김정빈(27)과 우완 이건욱(26)이다. 두 선수는 올해 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는 공통점이 있고, 불행하게도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구단으로서도 실망스러운 결과였고, 선수들에게는 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개막 5선발로 낙점된 이건욱은 나쁘지 않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제구 문제로 결국 5경기만 뛰었다. 12⅔이닝에서 볼넷만 19개를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은 11.37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한 수치였다. 여기에 어깨 염증까지 겹쳐 6월 9일 kt전 이후로는 실전에 나가지 못했다. 이건욱 다음으로 기회를 얻은 주자 중 하나인 김정빈도 역시 좋은 구위를 살리지 못한 케이스다. 김정빈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34에 그쳤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는다.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기 동안 두 선수를 붙잡고 투구폼 수정에 매달리고 있다. 김 감독은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고양(키움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시즌 중에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 스타일”이라면서도 “두 선수는 이렇게 볼을 던져서는 안 된다. 내년까지 본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 모두 빠른 공의 위력이 좋은 편이다. 김정빈은 좌완으로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이건욱은 구속은 140㎞대 초반이지만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타자들이 정타를 맞히기 쉽지 않은 유형이다. 문제는 잘못된 밸런스로 던지는 날이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던져서는 계속 심한 기복이 이어지고, 그러면 1·2군을 오가는 그저 그런 선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김 감독이 결국은 시즌 중 수정이라는 강수를 내린 배경이다.

김 감독은 “볼을 던지는 매커니즘을 바꾼 게 아니라, 타이밍이나 밸런스를 이야기를 했다”면서 두 선수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를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빈은 손을 글러브에서 한 번 튕기는 방법으로 타이밍을 수정하고 있고, 상체가 떠 공을 던질 때 팔이 잘 넘어오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던 이건욱은 반대로 하체 쪽 움직임에 손을 댔다. 두 선수는 폭염 속에서 묵묵하게 불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는 게 김 감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어쨌든 불펜 투구를 하면서 좋아졌다. 김정빈은 날리는 공이 줄어들고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있다. 이건욱도 공 높이 조금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성과가 나면 좋겠지만, 어쩌면 내년을 바라본 포석일 수도 있다.

“이 날씨에 공을 많이 던지려면 정말 힘들다”며 선수들을 안쓰러워한 김 감독이지만 “가을부터 시작하면 늦는다. 가을에 뭔가 알고 시작하는 것과, 지금 하는 것을 가을에 처음 시작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준비를 일찍 시작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SSG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종훈 문승원이 내년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그전에는 지금 있는 자원들로 버텨야 하고, 이건욱 김정빈이 반드시 정상 전력화되어야 한다. 김 감독의 승부수를 두 선수가 잘 이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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