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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움직이니 대기업도 움직이네…채식시장 이끄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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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식인구 절반 2030 추산…'가치소비'가 뜬다

아이뉴스24

국내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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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고기보다 채식이 몸에 더 좋잖아요"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연지(22)씨는 대학 진학 이후 고기를 먹지 않는다. 아직까지 '비건(완전 채식주의자)' 수준은 아니지만 '붉은고기' 만큼은 입에 대지 않고 있다. 김씨는 다이어트와 공장형 축산에 대한 문제점 등을 이유로 채식 중이다.

김씨처럼 고기를 멀리하는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대체육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 동안 채식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대체육' 시장 등에 진출을 꺼려했던 식품기업들도 하나둘 비건용 제품을 내놓고 있다.

◆ 국내 채식인구 절반은 'MZ세대'

31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약 200만명 수준으로 이중 절반 가량인 100만명이 MZ세대(2030세대)로 추정된다.

10~20년 전 채식주의자들은 단순하게 고기를 끊고 채식 위주의 식사만을 했다면, 최근 채식문화를 이끌고 있는 MZ세대는 건강과 맛을 모두 챙기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채식문화의 흐름 속에 최근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슬라이스 햄)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체육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제품 출시를 준비해 왔다.

이번에 출시된 콜드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성분을 이용해 고기의 감칠맛과 풍미가 살아있고,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polysaccharide)를 활용해 식감을 구현했다. 대체육은 콩과 곡물 등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지며, 지금까지는 콩을 재료로 한 대체육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4월 발표 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국내 소비자 1인당 육류 소비 비중은 돼지고기가 49.1%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채식문화가 확산되면 돼지고기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 소비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채식인구가 늘고, 대체육 산업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식품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시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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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채식 제품군을 확대한다. [사진=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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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기업, 잇단 '채식 제품' 출시에도…"여전히 부족"

동원F&B는 2018년 12월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첫 대체육 제품을 출시했으며, 2019년 4월에는 롯데푸드가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론칭해 '너겟'과 '커틀릿'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어 롯데푸드는 같은 해 7월에는 브랜드를 '제로미트'로 리뉴얼하며 또 다시 제품 2종을 추가로 내놨다.

농심도 올해 초 '베지가든'을 내놓고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하고 있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27개 라인업을 갖췄다. 올가홀푸드도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으로 고기 식감을 구현한 식물성 고기 식품 5종을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올해 국내 최초의 대체육 햄버거를 내놨다. 롯데리아가 출시한 리아미라클버거는 통밀과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패티를 사용했다. 또 소스와 빵 등 모든 재료를 식물성으로 만들어 비건도 섭취가 가능하다.

프레시지 역시 최근 호주 최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food 제품에 대한 국내 영업권 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프레시지는 약 500여 종에 달하는 간편식 생산과 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대체육 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3분기부터 대체육 원물을 통한 메뉴 개발 수요가 높은 프랜차이즈 기업과 급식사업자들에게 대체육을 우선 공급하고, 밀키트 제품을 통해서도 대체육 상품을 선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맛있는라면 비건'을 선보인데 이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사또밥'의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그린가든 카레·모닝글로리볶음밥' 2종을 내놓으면서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여러 기업들이 대체육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체육 상품 수는 수 십여 종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식당가에서는 비건용 메뉴가 별도로 없어 사회생활을 하며 채식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채식연합 이원복대표는 "채식과 관련된 인프라가 해외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은 식당에 비건 메뉴가 따로 있고 제품 등에도 비건 마크가 부착돼 채식주의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10~20년 전의 채식은 중장년 층이 건강과 질병 관리 등을 이유로 채식문화 이끌었다면 지금은 MZ세대가 우리나라 비건·채식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면서 "채식문화는 전 세계적 흐름인데다 환경문제, 공장형 축산, 반려동물 인구 증가, 가치소비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채식 인구가 증가해 기업들도 채식 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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