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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골 따라붙은 '여자핸드볼' 뒷심, 8강 가능성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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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여자핸드볼] 한국 26-28 몬테네그로

"전반에 조금만 따라가면 후반전에 따라잡을 수 있어."

3골 차로 끌려가던 팀 중심을 잡기 위해 강재원 감독이 26분 35초 타임 아웃(작전 시간)을 이용하여 선수들에게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후반전 중반에 실수가 많이 나오는 바람에 점수 차가 무려 7골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여기서 무너지면 다음 게임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고 8강 토너먼트 진출 목표는 아득하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따라붙어 점수차를 많이 좁혔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8강 진출 여부가 걸린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을 위해서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순간이었던 것이다.

강재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 31일 오전 11시 요요기 경기장 핸드볼 코트에서 벌어진 2020 도쿄 올림픽 여자핸드볼 A조 몬테네그로와의 네 번째 게임에서 26-28(전반 11-13)로 아쉽게 패했지만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남겨놓았다.

에이스 류은희, 몬테네그로 수비벽에 가로막혀
오마이뉴스

▲ 29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7.29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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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개최국 일본과의 게임을 3골 차 승리로 끝낸 우리 선수들은 이 기세를 몰아 유럽의 강팀 몬테네그로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한국의 에이스 류은희를 '파이브-원' 수비 전술로 적극 막아선 몬테네그로의 수비벽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다섯 명 수비수들 앞에 빠른 1명을 내세워 한국의 패스 패턴을 압박한 몬테네그로의 맞춤형 수비 전술이 주효한 것이다.

아시아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럽의 핸드볼 강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한국의 핵심 선수가 류은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몬테네그로 선수들의 수비는 당연히 그녀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바람에 득점 랭킹 선두권을 유지하던 류은희는 이 게임을 통해 겨우 3골밖에 넣지 못했다. 전반전을 14초 남겨놓고 얻은 7미터 던지기를 성공시킨 것이 류은희의 이 게임 첫 골이었다는 기록만으로도 몬테네그로의 거친 수비가 얼마나 류은희를 괴롭혔는가 알 수 있다.

전반전을 2골 차(11-13)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전 시작 후 96초 만에 센터백 이미경이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파고들어 점프슛을 성공시키고 점수차를 1골 차로 좁히며 더욱 박진감 넘치는 핸드볼 게임 흐름을 만들었다. 또 다른 센터백 강경민도 교체 선수로 들어와 33분 48초에 이미경의 그것과 비슷한 위치에서 골을 성공시켜 여전히 1골 차(13-14) 게임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게임 시간이 40분이 되면서부터 우리 선수들의 패스 미스가 눈에 띄게 늘어나며 공격권을 넘겨주는 일이 많아졌고 몬테네그로 골키퍼 류비카 네네지치의 슈퍼 세이브가 겹치며 점수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말았다. 53분 12초에는 류은희와 득점 랭킹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요반카 라디체비치의 7미터 던지기가 들어가면서 19-26이라는 점수판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후반전 초반 한국의 매서운 추격 흐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류은희와 김진이의 거듭되는 골대 불운에 벤치를 지키고 있는 강재원 감독도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비록 직전 게임에서 일본이 최하위 앙골라에게 3골 차로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우리의 8강 진출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지만 7점 그 이상의 점수 차이를 방치하며 게임을 포기하는 일은 앙골라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막아야 할 부분이었다.

이 상황을 우리 선수들도 잘 알기에 몇 분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막판 추격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보다 빠른 타이밍으로 슛을 던지며 기세를 올리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7점 차 게임은 마지막 순간에 2점 차로 바뀌어 끝났다. 게임 종료 15초를 남기고 얻은 7미터 던지기 기회를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은 골(10골)을 넣은 센터백 이미경이 실수 없이 성공시킨 것이다.

지더라도 점수 차이를 좁히는 일은 조별리그 마지막 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뜻밖의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A조 하위권에 몰린 세 팀(한국, 일본, 앙골라)이 현재 1승 3패로 같은 승점이지만 골 득실차로 '일본 -14, 한국 -18, 앙골라 -26' 순위가 형성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A조 마지막 게임 일정이 '한국 - 앙골라', '일본 - 노르웨이'이기에 우리 선수들이 앙골라를 이기기만 하면 8강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최강 노르웨이가 8강 대진표를 고려하여 일본을 상대로 느슨한 게임을 펼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8월 2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앙골라와 만난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핸드볼 A조 결과(31일 오전 11시, 요요기 경기장)

한국 26-28(전반 11-13) 몬테네그로
- 한국 선수들 득점 기록 : 이미경 10골, 최수민 4골, 조하랑 4골, 류은희 3골, 정유라 2골, 심해인 1골, 강경민 1골, 김진이 1골

- 양팀 주요 기록 비교
슛 적중률 : 한국 59%(26/44), 몬테네그로 61%(28/46)
6미터 샷 : 한국 7/10개, 몬테네그로 14/23개
윙 슛 : 한국 5/7개, 몬테네그로 3/4개
9미터 샷 : 한국 2/10개, 몬테네그로 2/9개
7미터 던지기 : 한국 6/7개, 몬테네그로 4/4개
속공 : 한국 3/4개, 몬테네그로 3/3개
브레이크스루(개인 돌파) : 한국 3/6개, 몬테네그로 1/2개
엠티넷 골 : 한국 0/0개, 몬테네그로 1/1개
2분 퇴장 : 한국 3회, 몬테네그로 4회
골키퍼 세이브 : 한국 정진희 32%(6/19), 주희 30%(6/20) / 몬테네그로 류비카 네네지치 27%(9/33)

A조 현재 순위표(4위까지 8강 토너먼트 진출)
1 노르웨이 3게임 6점 3승 104득점 71실점 +33
2 네덜란드 3게임 6점 3승 112득점 85실점 +27
3 몬테네그로 4게임 4점 2승 2패 110득점 112실점 -2
4 일본 4게임 2점 1승 3패 99득점 113실점 -14
5 한국 4게임 2점 1승 3패 116득점 134실점 -18
6 앙골라 4게임 2점 1승 3패 99득점 125실점 -26

◇ 여자핸드볼 개인 득점 상위 랭킹
1 요반카 라디체비치(몬테네그로) 28골[7미터 던지기 14골 포함]
2 이미경(한국) 26골[7미터 던지기 11골 포함]
3 류은희(한국) 25골[7미터 던지기 1골 포함]
4 이사벨 귀알로(앙골라) 22골[7미터 던지기 6골 포함]
5 후지 시호(일본) 20골[7미터 던지기 12골 포함]


심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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