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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도쿄 경기장 '세트'도 만들었다···바람도 계산한 韓양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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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산(광주여대)과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가 여자 단체전 9연패의 위업을 달성,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또 김제덕(경북일고)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이 배턴을 이어받아 남자 단체전에서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연합뉴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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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대표팀이 혼성 단체전과 남녀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4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2020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 종목 석권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2016 리우올림픽과 더불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대표팀뿐 아니라 한국 양궁 전체가 노력한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치러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원칙주의’와 ‘완벽주의’는 더욱 빛났다.

코로나19 탓에 대회가 1년 연기되자 대한양궁협회는 기존에 선발 중이던 2020년도 국가대표가 아닌 2021년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선수를 뽑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렇게 올해 4월 최종 선발된 6명의 남녀 태극궁사들은 최고의 활 솜씨를 펼쳐 보이며 시상대 정상을 지배했다.

또한 양궁협회는 진천 선수촌에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린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똑같은 세트를 만들고, 경기장과 입지 조건이 유사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바닷가 특별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대회 중 지진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충남 안전체험관에서 지진 체험 훈련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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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리픽 양궁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진천선수촌 세트(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모습. 대한양궁협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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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쿄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세트를 진천선수촌에 그대로 옮겨놓은 ‘리얼 도쿄’는 시설 비용만 1억 5000만원이었다.

사대와 과녁, 전광판이 흡사하며 관중석 200개도 만들었다. 실제 현장과 비슷하게 일본어 안내 방송이 흐르고, 까마귀 소리와 박수,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녹음해서 틀었다. 양궁 남녀대표팀 6명은 이곳에서 두 달 동안 하루 400번 이상 활시위를 당겼다.

아울러 2021년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올림픽 대표로는 뽑히지 못한 상비군 궁사들이 올림픽 대표 선수들의 강한 훈련 파트너가 돼줬다.

이승윤(광주남구청), 김필중(한국체대), 한우탁(인천계양구청), 이우석(코오롱), 박주영(서울시청), 유수정(현대백화점), 임해진(대전시체육회), 최민선(광주광역시청), 오예진(울산스포츠과학고), 정다소미(현대백화점) 등 10명 덕에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높은 수준의 ‘모의 대회’를 경험하며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회장사인 현대자동차의 완벽한 지원은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우수한 화살을 선별하는 슈팅머신과 3D 프린터 기술을 활용해 선수 손에 꼭 맞게 만든 맞춤형 그립을 제공해 기록 향상을 도왔다.

양궁협회는 올림픽이 끝나면 곧바로 준비 과정의 미비점과 성과 등을 하나하나 체크해 이를 토대로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는 로드맵을 기획하고 실행에 들어간다.

31일 모든 경기가 끝난 지금, 3년 뒤 파리 올림픽을 위한 양궁협회의 새로운 준비도 시작됐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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