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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한국은 ‘남성혐오’가 불가능한 구조…국민의힘, 남근의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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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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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20·광주여대) 선수의 헤어스타일 등을 두고 제기된 페미니즘 논란을 놓고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과 31일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불행히도(?) 이 나라에는 ‘남성혐오’라는 말이 성립할 구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공당의 대변인이 (남성 혐오가 있다는) 멘탈리티를 공유하고 있으니 여성혐오 폭력을 저지른 이들을 옹호하고 변명하고 나서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아니라 남근의힘?”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남근의힘 대변인이 ‘마찬가지로 남성혐오를 자양분 삼아 커온 자들 역시 퇴출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혐오’라는 말을 그저 ‘미움’, ‘경멸’, ‘모욕’ 정도로 이해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한 집단에 대한 경멸적, 모욕적 표현이 곧 혐오발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 발언이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구체적인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을 때 비로소 그 경멸적 표현을 혐오 발언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예를 들어 흑인이 백인에 대해 경멸적 표현을 사용한다고 그것이 혐오발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흑인이 백인들을 차별하는 사회구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반면 흑인이 아시안에 대해 경멸적 표현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혐오발언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때 수없이 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사회에 여성들이 남성에게 차별과 폭력을 가하는 사회적 구조란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 해도 아주 예외적인 에피소드들뿐”이라며 “반면 남성들이 여성을 차별·배제하고 그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구조’로서 엄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안산 선수에 대한 공격은 일부 남성들 사이에 그런 여성혐오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여성혐오까지 옹호하고 변명하면서 무슨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를 그렇게 지저분하게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적당히 좀 하라”며 “또 페이스북 정지될 수 있다. 무슨 남근의힘 드립을”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진 전 교수의 표현을 문제 삼지 않겠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존중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자는 사회적 강자, 여자는 사회적 약자. 따라서 같은 행동을 해도 잣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괴상한 주장을 10∼30대에게도 공공연하게 적용시키려고 했기에 이 사달이 난 걸 모르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그러한 차별이 존재했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걸 젊은 세대에 뒤집어 씌우지 말라는 게 지금 목소리”라고 반박했다.

또 “극단적인 남혐 여혐의 목소리를 걷어내고 이 갈등을 치유하자는 주장이 왜 혐오가 되는지 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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