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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B조 1위 위기... 미국 못 넘을 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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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커브, 좌타자 컨텍 능력 중요… 미국 타선 장타는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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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 미국전 선발 중책을 맡은 한국대표팀 고영표가 고척돔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BO ⓒ 한국야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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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로워 보인다.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위를 목표로 한 한국 대표팀이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한국은 31일 오후 7시부터 일본 요코하마구장에서 미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 조 1위로 올라서면, A조 1위와 대결을 통해 준결승 진출 여부를 조기에 확정할 수 있다. 산 넘어 산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눈 앞의 산을 먼저 넘는 게 중요하다.

일찌감치 미국전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한 고영표(30, kt)가 선발 중책을 맡았다. KBO리그에서 14경기에 출전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한 고영표는 크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이다. 국제대회에서 중남미 국가를 만나면 잠수함 투수들이 힘을 냈다. 낯설기도 하지만, 잠수함 투수 특유의 투구폼이 '원타이밍 스윙'에 익숙한 중남미 타자들과 상극을 이루기 때문이다.

고영표도 키킹 이후 스트라이드 과정에 미세한 멈춤 동작이 있다. 대부분 잠수함 투수는 자기만의 멈춤동작으로 타자와 타이밍싸움을 전개하는데, 그 중에서도 고영표는 톱 클래스로 분류된다. 포심, 투심,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잘 던지는 고영표는 장타력이 돋보이는 미국 타선을 타이밍 싸움으로 무장해제 시켜야 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국 대표팀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고영표의 투구 패턴도 분석이 끝났다는 의미다. 때문에 포심-체인지업 조합의 기존 볼배합에서 한 두번 변화가 필요하다. 두뇌싸움에 능한 포수 양의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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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타격분석 ▲ 미국 대표팀의 주포 타일러 오스틴의 타격 분석 표 ⓒ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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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전에서 호쾌한 장타력을 과시한 미국 대표팀 3번타자 타일러 오스틴(30, 요코하마)은 요코하마구장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다. 국내 최대 야구 빅데이터 업체인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이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오스틴은 빠른 공에 강점을 가진 전형적인 '마이너리그 거포' 유형이다.

150㎞ 이상 빠른 공에도 배트가 밀리지 않는 힘을 갖고 있다. 약점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타자이지만, 가운데 높은 코스, 바깥쪽 낮은 코스(우투수 기준)에 약점을 보였다. 좌우 높은쪽과 가운에 형성되는 공은 4할대 이상 맹타를 휘두르기 때문에 고영표의 체인지업과 커브 제구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 몸쪽 낮은 투심, 바깥쪽 체인지업에 높은 커브를 가미해야 시선과 타이밍을 동시에 흐트러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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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마르티네즈 투구 분석 ▲ 한국전 선발로 나설 미국의 닉 마르티네즈의 투구 분석 표 ⓒ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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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텍사스 출신인 닉 마르티네즈를 선발로 내세웠다. 2018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한 마르티네즈는 텍사스 출신 답게 강속구가 강점이다. 속구 평균 구속은 149㎞에 이르고, 커터성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구사한다. 올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2.03으로 빼어난 구위를 과시하고 있어, 미국 대표팀 내 에이스로 통한다. 71이닝 동안 볼넷을 16개밖에 내주지 않은 점은 마르티네즈가 얼마나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지 알 수 있다.

NPB에서는 속구 49%에 커터(20%)와 체인지업(19%)를 비슷한 비율로 구사했다. 커브도 던지지만, 피안타율이 0.333로 커맨드가 완벽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부터 우타자 상대 땅볼 유도율이 꽤 좋은 편이었다. 투수에게 유리한 2스트라이크 이후나 타자에게 유리한 3볼 이후에도 속구 구사율이 높은 것으로 보면, 일단 구위로 타자를 제압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박해민, 이정후, 허경민 등 교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요구되는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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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 ▲ 까다로운 미국을 상대하려면 한국 특유의 발야구가 필요하다. 선봉에 나설 박해민의 발이 필요하다. ⓒ 한국야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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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를 상대로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는 모습도 눈여겨 볼 점이다. 타점 높은 속구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커브를 구사한 뒤 속구-체인지업을 활용해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투수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체인지업은 헛스윙율이 68%에 달했다. 콘텍트 능력이 뛰어난 NPB 좌타자들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전진배치한 것을 한국 타자들이 역이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체인지업을 공략하려면, 히팅 포인트를 높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벨트선 아래로 날아드는 체인지업은 볼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타격 지점을 공 한 개 정도 높이면 운신의 폭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구종보다는 코스를 노리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던지는 커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발빠른 주자가 상대 수비 조직력을 쉼없이 흔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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