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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신 받고 핵협상 '먹튀'할라···통신선 뚫려도 신중한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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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13개월만에 남북 통신선이 복구됐음에도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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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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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선 복구에 이은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지는 ‘장밋빛 전망’을 홍보하는 대신, “정해진 것은 없다”, “정상회담 등은 논의된 바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신중론의 배경과 관련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북한이 소통채널 복구에 동의하긴 했지만, 아직 ‘비핵화 대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힌 게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대북 특사로 활동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북은 서로 ‘우리 밥 한 번 하자’라고 한 정도”라며 “(정상회담 등)한식을 할지 중식을 할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숭늉을 달라는 것은 좀 급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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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비상방역전을 계속 공세적으로 전개하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이를 선차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소독 체계를 강화하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중구식료공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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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문제에 관여해온 여권의 핵심인사도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신선 재개 이후 북한에 대한 방역물품과 코로나 백신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백신협력은 비핵화 대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하기 위한 사전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까지 방역 때문에 국경을 봉쇄해왔다”며 “백신지원은 북한이 가진 방역에 대한 부담감을 제거하는 방편일뿐 아직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협상에 임한다는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은 남북간에 합의한 통신선 복구 사실을 북한 주민에게는 알리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11시 청와대와 동시에 공개된 북한의 통신선 재개 발표는 북한 주민들은 볼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에는 관련 보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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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계기로 28일 북중 우의탑을 찾았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화환에는 '전체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귀가 써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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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오히려 29일자 노동신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과의 친선을 상징하는 ‘북ㆍ중 우의탑’을 찾았다는 소식과 함께 김 위원장이 ‘항미원조 보가위국’을 강조했다고 소개하며 주민들의 반미(反美) 정서를 부추겼다. 이는 중국이 6ㆍ25 전쟁에 참전하면서 내걸었던 구호로,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고 가정과 나라를 지킨다”는 의미다.

야권에선 통신선을 복구하면서 정작 대화 단절의 원인이 됐던 북한의 일방적 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해, 대화 단절 상황에서 벌어진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사과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부각하며 통신 재가동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또 임기를 9개월여 남겨놓은 문 대통령이 성급하게 북한에 끌려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연락사무소 폭파와 공무원 피살 등 비인도적 처사에 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번 합의가 1회용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지속성이 보장될 때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통신선 복구는 위기가 찾아올 때면 쓰는 북한 치트키”라며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쇼만 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망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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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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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에서도 미국이 통신선 복원 발표 이후 14시간이나 지나서야 공식 입장을 내 놓은 점과 관련 “비핵화 협상의 주체인 미국과의 완전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앙일보에 “2007년 10월 노무현 정부 때도 대선을 두달여 남겨놓고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혹여 북한이 한국의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 무리한 남북관계 개선 추진은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여권에선 “북한이 거부하는 8월 한ㆍ미 연합훈련부터 취소 또는 연기해 대화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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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군사분계선(MDL)을 북측으로 넘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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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임명됐던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남북의 통신선 복구 합의 직후인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평화연구소(USIP)와의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8월 한ㆍ미연합 군사훈련이 그대로 진행되면 북한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이 좀 더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내년 대선을 앞둔 여권의 핵심에서도 이미 “9월 유엔총회와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의 급진전을 이뤄야 한다”며 대화기조를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각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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