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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친문 적자' 김경수의 '마지막 메시지'[정치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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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맛집②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재수감
3가지 '마지막 메시지' 남겨
"文대통령 지켜달라"
"가덕신공항, 부울경 메가시티 도와달라"
"진실은 제 자리로 돌아온다"
당분간 정치적 시련 불가피
친문 결집도 높고 최초의 '민주당 경남지사' 상징성
김종민 "악수하고 고개 끄덕였다고 '묻지마 공모' 안돼"


파이낸셜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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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년3개월 만에 재수감됐다. 지난 21일 대법원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의 연관성을 인정하며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하면서다.

친노·친문 진영의 '적통'으로 불리며 대권주자로도 평가 받았던 김 전 지사가 향후 7년 간 피선거권까지 박탈당하자 여권 전체는 크게 당혹스러워했다. 이재명·이낙연·추미애·정세균·김두관 등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김 전 지사는 26일 창원교도소에 재수감 되기 직전,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와 '경남 지역사업 추진', '자신의 결백 주장' 등 세 가지 메시지를 남겼다.

■첫 번째 메시지 "文대통령 지켜달라"
김 전 지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수행실장을 맡았다. 그 이전에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정치적 동지'다.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린 것 또한 김 전 지사였다.

'부산 친노'이자 이낙연 캠프 핵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이 전 대표는 직접 김 전 지사에게 위로 전화를 걸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 통화에서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표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부탁한다.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 잘 지켜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지금의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시면 김 지사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메시지 "부울경 메가시티 도와달라"
김 전 지사는 경상남도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요청했다. 김 전 지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가덕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남해-여수 해저터미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는 당부다.

김 전 지사측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 입소 직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나눴다.

김 전 지사는 두 사람에게 "정부의 부담을 덜어드려야 되는데 오히려 짐을 지워드리게 되어 송구하다", "그 동안 부울경을 도와주셔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없더라도 가덕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무사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영남지역 숙원사업인 가덕신공항은 김 전 지사가 지역 의견을 수렴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힘을 실었도, 가덕신공항특별법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는 "수도권 중심주의적 사고"라며 적극적 방어에도 나섰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김 지사의 '국가 비전'으로 평가 받는다. '남해-여수 터미널' 역시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역 균형발전과 광역생활권 형성, 관광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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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지지자들이 지난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김 전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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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메시지 "진실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김 전 지사는 26일 재수감 직전, 자신의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상 이제부터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제가 감당해 나가겠다"면서도 "하지만 사법부가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비록 제가 없더라도 경남과 부울경,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시작한 일들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권한대행과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친노·친문 적자, 김경수 운명은?
문재인 대통령 이후 친노·친문의 구심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 전 지사는 당분간 정치적 시련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선거권이 7년 간 박탈됐기 때문에 당장의 정치적 재개도 장담할 수 없다. 또 야당이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정치적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김 전 지사에 대한 친노·친문 진영의 결집도가 높고, 최초의 민주당 소속 경남지사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만큼 정치적 역할과 비중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사법제도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사법시스템이 온전히 진실을 향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사법과 정치가 이런 식으로 얽히는게 맞는건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인은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헤어질 때 악수를 했다는 것만으로 ‘묻지마 공모’가 성립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인은 전부 의원회관 안에서 서류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도의 사실관계를 사법절차 위에 올려놓고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것이 과연 맞는 건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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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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