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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SK·LG·포스코, ‘배터리 소재’ 시장 두고 박빙 승부...“영업력이 곧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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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LG,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2차전지(배터리) 소재 시장 선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금만 최대 수조원대에 달하며 모두가 세계 정상급 배터리 소재 기업을 목표로 한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우드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000만대를 넘어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30년 3200만대 이상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힘입어 2차전지 핵심 소재들의 수요도 급성장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LG전자의 분리막 사업 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대상은 생산설비 및 해당 사업 부문 인력 등 유무형 자산 일체다.

이번 분리막 인수로 LG화학은 기존 양극재,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CNT(탄소나노튜브) 분야의 사업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LG전자도 이번 인수를 포함해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 등 2차전지 소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도 전지 소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사 SNNC의 기존 설비와 연계한 투자를 통해 2023년까지 연산 2만톤(t)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스테인리스 원료용 페로니켈을 제련하는 SNNC가 기존 설비에 탈철공정을 신설해 니켈매트를 생산하고, 포스코는 이를 정제해 고순도니켈을 생산하는 구조다.

포스코그룹의 총투자비는 약 2300억원이다. 공장은 SNNC와 인접한 광양제철소 동호안 부지에 들어선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고순도니켈 연산 2만t은 전기차 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호주의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인 레이븐소프사의 지분 30% 인수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데 이어, 이번 고순도니켈 공장 신설투자로 2030년 니켈 10만t 자체 공급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해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에서는 2차전지 소재 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이어 SK머티리얼즈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인 이 회사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실리콘 음극재 분야 기업 그룹14테크놀로지스와 국내에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SK머티리얼즈는 약 600억원을 투자해 합작사 지분 75%를 보유하게 된다. 그룹14테크놀로지스가 나머지 지분을 가져간다.

SK머티리얼즈는 이번 합의에 앞서 140억원을 투자해 그룹14테크놀로지스의 지분 10%를 확보한 바 있다. 현재 이 회사의 3대 주주다. 그룹14테크놀로지스는 SK머티리얼즈 외에도 중국 배터리사 ATL, 일본 쇼와덴코, 독일 바스프 등을 주주로 두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합작사를 통해 2023년부터 국내에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급격히 커지는 전기차 시장으로 인해 2차전지 소재는 수요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SKIET가 서둘러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세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2차전지 소재의 경우 증설 후 공급을 하는 방식이 아닌, 공급처를 정해두고 증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기차 배터리도 비슷한 방식인데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이 합작사 형태로 건설되는 이유다.

투자 계획만으로는 시장 확대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각 기업도 영업력 강화와 함께 세계적 기업과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치는 결국 그만큼 사줄 사람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며 “공급망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증설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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