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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쥴리 벽화·안산 논란 뒷북에 집단감염까지…폐지론 기름 붓는 여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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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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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7.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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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 논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논란에 대해 뒤늦게 "여성 혐오와 인권 침해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동안 침묵으로 대응하던 여가부가 정치권 등에서 역할론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마지못해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코로나가 심각한 이 시국에 여가부 주최로 진행한 캠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실마저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여성 혐오·인권 침해 있어서는 안돼" 한발 늦은 입장 표명

여성가족부는 지난 30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스포츠계와 정치 영역 등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문자로 배포했다.

최근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의 주인공인 안산 선수의 숏커트 머리를 둘러싼 '페미' 논란과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비방 벽화 논란에 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 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여성 혐오 행위를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일부 누리꾼은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을 거머쥔 안산 선수에 대해 숏커트를 하고 여대를 다닌다는 이유 등으로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고 안선 선수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악플을 달거나 금메달을 반납하라고 주장하는 등 도를 넘는 온라인 학대를 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태도에 대한양궁협회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협회 차원에서 안산 선수를 보호하고 악플러에 대한 고소·처벌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지난 28일에는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했다. '쥴리의 남자들',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씨가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였다는 루머를 담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는 '표현의 자유다', '인격 살인이다'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진짜 목소리를 내야할 때 침묵" 비판 이어져

여가부가 이 두 가지 논란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내놨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정치권에서 여가부의 역할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뒤늦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서울 종로의 한 건물 외벽에 윤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두고 '우리나라 여성 운동은 여당이 허락한 페미니즘 뿐인가요'라며 여가부를 정면 비판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이 사건은 정치적 공격을 위해 한 인간이 '여성임'을 도구로 삼아 공격한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력"이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여성 인권과 양성평등 관련해 명함을 판 사람이라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 사건인데 모두 어디있나"라고 물었다.

전여옥 전 새누리랑 의원도 "무서운 나라에서 소름 끼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참 야비하고 부끄럽고 천박한 짓"이라면서 "언제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이 이 지경이 됐나. 여가부 장관은 어딨나"라고 여가부의 무대응을 지적했다.

이 가운데 여가부가 주최한 캠프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또다시 질타를 받았다. 여가부는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과 지난 24일부터 충북 괴산군에서 11박 12일 일정으로 캠프를 진행했다. 캠프에는 충북도내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등 총 29명이 참여했는데 이 중 8명이 확진됐다. 캠프는 중단되고 음성 진단을 받은 나머지 21명은 자가 격리 중이다.

한 누리꾼은 "여가부가 분명 잘한 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잘못한 일은 진짜 목소리를 내야할 때 침묵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선택적으로 침묵한다면 여가부 스스로 폐지론에 힘을 싣는 격"이라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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