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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암시장 생겨” 與싱크탱크 부원장도 임대차법 재개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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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룰, 전세값 통제효과 못봐”

“1920년대 美 금주법 떠올라”

조선일보

2020년 8월 1일 여의도에서 열린 임대차 3법 반대 집회. 이들은 임대인을 범법자로 모는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법집행에 반대했다./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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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작년 8월 시행에 들어간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을 재개정해 신규 전·월세 계약도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최병천 부원장이 30일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 최 부원장은 그대로 할 경우 “전세 공급이 줄어 전세 가격 폭등과 전세 암(暗)시장 형성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최 부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 일각에서 신규 계약에 대해 가격 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자연 시장가격과의 괴리를 키우는 가격 통제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가격 폭등과 공급 물량 축소로 연결된다”고 했다. 전·월세 상한제 시행 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년 만에 25.7% 폭등하는 등 시장에선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기존 임대차 계약뿐 아니라 신규 계약에 대해서도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추가 규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원장은 “신규 계약에 상한제를 적용하면 전세 공급자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전세 가격 폭등과 함께 전세 암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명목 경제성장률이 3% 수준인데 최저임금을 16.4% 올리면 ‘일자리 충격’을 주는 것과 같은 원리로, 과도한 가격 통제 정책은 공급량을 축소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했다. 국가가 전·월세 상한선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게 되면 집주인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원장은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자연적 시장가격과 법률로 강제된 전세 가격의 괴리가 커져 별도로 웃돈을 거래하는 전세 암시장(비공식 전세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과거 공식 외환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때 암시장에서 달러 거래가 이루어진 것과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법 제정 후 술을 먹고 싶은 사람들이 웃돈을 주고 주류를 매매한 것 등을 언급하며 “가격 통제 관점에서 부작용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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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윤호중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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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원장은 현행 임대차 3법에 대해서도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2년 추가 갱신요청권을 강제하고, 갱신 시 5% 가격 통제까지 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비현실적인 가격 통제가 임대인 입장에서 4년만 계약하고 갱신 없이 신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유인이 됐고, 신규 계약을 통해 가격 상승을 실현하도록 조장했다는 것이다. 다만 최 부원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주택 임대차 계약을 최대 4년까지 보장한 것에 대해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부원장은 민병두 전 국회의원의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민주연구원에서 경제·사회 정책을 연구한 정책통이다. 지난해 박원순 시장 당시 서울시 민생정책보좌관을 지냈다. 그가 쓴 글에는 노무현 정부 홍보수석 출신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댓글을 달았다.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념이 강하다 보니 지금까지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없다” “전문 지식 없이 이렇게 하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남발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원욱 의원 등이 신규 계약에도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는 “임대차 3법 재개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종합 검토를 시작하자는 것이지 그런 법을 낼 것이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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