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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콘돔' 한국이 처음? [신익수의 레저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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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림픽사(史) 얘기를 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콘돔의 역사'다. '또, 어그로 끈다'며 혀를 끌끌 차시겠지만 아니다. 올림픽과 콘돔, 제법 끈적끈적한 관계를 맺고 있다. 먼저 콘돔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야 할 것 같다. 콘돔, 결코 음지의 물건이 아니다. 당당한 지구촌 최고의 발명품임을 미리 강조해 드린다. 존 라이언은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로 콘돔을 꼽았다. 하루 1억번이나 성교가 이루어지는 지구에서 이만큼 지구와 인간에 도움이 되는 물건은 없다는 설명이다.

자, 그렇다면 세계를 뒤흔든 발명품 콘돔과 올림픽은 도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도쿄올림픽 바로 직전인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로 잠깐 돌아가 보자. 금메달 열정도 뛰어넘는 '뜨거운 사랑'을 위해 선수촌에 뿌려진 콘돔 양은 무려 45만개에 달했다. 남성용(35만개)과 여성용(10만개)이 따로 있었다니, 말 다했다. 계산기를 두드려 봤더니 1일 1인당 2.5개의 콘돔을 사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쯤 되면 우리 독자분들 또 걱정이 되실 게다. 어려서부터(?) 관계를 맺는 게 "성적 떨어진다" "머리 나빠진다" "몸 망친다"는 지적질을 들어온 우리 국민들로선 선수들의 경기력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을 터.

그래서 알기 쉽게 FAQ 형태로 이 의문을 풀어 드린다.

Q1.선수촌에 지급된 콘돔, 다 쓰이는 걸까.

A.정답부터 말씀드린다. "모자랄 수도 있다"는 것. ESPN 보도의 한 대목을 소개해 드린다. "금욕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올림픽은 199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마치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피임약을 주문하면서 그런 이미지를 깨뜨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7만개의 콘돔이 모자라 2만개를 추가해야 했다."

Q2.가장 궁금한 질문, 관계(?)와 선수들의 경기력과 '관계'는.

A.역시나 결론부터 내 드린다. "전혀 없다"는 것. 과학적인 근거를 짚어 드린다. 캐나다 연구팀이 의학전문지인 '클리닉 저널(Clinical Journal of Sport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자세히 언급돼 있다. 성관계가 악력, 균형감각, 순발력, 유산소운동 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게 결론.

Q3.올림픽에서 콘돔을 맨 처음 나눠준 간 큰 나라의 정체.

A.이 정답을 알고 나면 독자 여러분들, 놀라 자빠질지 모른다. 놀랍게도 '동방예의지국' 한국이다. 그것도 88서울올림픽. 당시 서울올림픽에서 배포된 콘돔 숫자는 8500개다. 더 재밌는 건 절대량이 부족해 불만이 터져나왔던 것. 4년 뒤인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서울올림픽 배급량의 10배인 무려 9만개가 배포된다.

아쉽게 코로나19는 올림픽과 콘돔의 역사에도 큰 공백을 만들어냈다. 지금 한창 치러지고 있는 도쿄올림픽에서 결국 서울올림픽이 만들어낸 '콘돔의 역사'의 명맥이 끊기고 말았으니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역시 이번 대회를 위해 15만~16만개의 콘돔을 준비했지만 '밀접접촉'을 피하기 위해 준비된 물량을 배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성인용 잡지의 19금 칼럼이 돼버린 것 같다. 무심코 끝까지 읽어버린 청소년들, 당황하지 마시길. '책임질 준비 철저히 하고 일(?) 치러라'는 아재 선배의 조언 정도로 여겨주시면 될 게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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