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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김연아처럼 유명해지겠다던 산이 소원 이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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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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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는 ‘박지성, 김연아 선수처럼 스포츠를 잘 모르는 국민들도 자신을 알게 되면 좋겠다’고 했었어요. 그 소원을 푼 거 같아요.”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안산(20·광주여대)이 30일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여름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순간 어머니 구명순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본 안산의 부모와 지도자들, 광주여대 양궁팀 선후배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학 측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 안산이 출전한 여자 개인전 8강과 4강, 결승전 중계방송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른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화상회의 앱을 통해 온라인 응원을 했다.

초조하게 결승전 경기를 지켜보던 아버지 안경우 씨와 어머니 구 씨는 딸이 결승전 슛오프에서 옐리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누르고 우승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양팔을 치켜 올리며 환호했다. 구 씨는 “뭐든지 잘하는 내 딸이 당연히 3관왕 할 줄 알았다”며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써준 내 딸이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구 씨는 또 “이번 올림픽을 치르면서 우리 국민 중 산이를 응원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산이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했던 아이다. 관심만 가져주시되 집착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안산은 우연한 기회에 양궁에 입문했다. 광주 문산초등학교에 다닐 때 양궁부가 창단하면서 그는 덜컥 입단서를 냈다. 지역 축제에서 대나무 활을 가지고 노는 딸을 유심히 지켜본 어머니 구 씨도 선뜻 찬성했다. 당시만 해도 안산은 왜소한 체격에 장난기 많은 평범한 선수였다.

안산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광주체중에 입학한 이후다. 높은 집중력과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 큰 장점이었다. 중학교 시절 그를 지도한 박현수 광주 운리중 양궁부 코치는 “산이가 중3때 문체부장관기에서 전 종목 우승(6관왕)을 했을 때 향후 큰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이 지도자로서 최고 행복한 날”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안산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키가 170cm 이상으로 훌쩍 자랐다. 탄탄한 신체가 뒷받침된 안산은 광주체고에 다니면서 국가대표로 뽑혔고, 2019년에는 테스트 이벤트로 치러진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우승했다.

2012 런던 올림픽의 기보배, 2016 리우 올림픽의 최미선에 이어 안산까지 3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를 지도한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은 “산이가 입학했을 때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니 ‘선생님, 저는 10점을 쏘던, 8점을 쏘던 무조건 과감하게 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답하더라. 남다른 선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2년 전 본보와 인터뷰에서도 안산은 18세 어린 나이에도 시종일과 침착하고 담담하게 질문에 답했다. 국가대표가 되어서 어떤 점이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 진천선수촌 밥이 너무 잘 나와요. 제가 가난한 학생이다 보니 국가대표 수당이 나오는 것도 너무 좋아요(호호).”

이헌재 기자uni@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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