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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거절했다고 소꿉친구 참수…파키스탄 전 주한대사 딸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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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청혼 거절했다고 살해된 파키스탄 20대 여성 -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어릴 적 친구로부터 참수 살해를 당한 파키스탄 여성 누르 무카담(27)을 추모하는 공간이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마련된 가운데, 25일 한 여성권 활동가가 촛불에 불을 붙이고 있다. 2021.7.29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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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20대 여성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남성으로부터 참수 살해되는 참변이 발생해 이를 규탄하는 시위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가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이같은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前주한대사 딸…가해자도 상류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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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거절했다고 어릴 적 친구 살해한 파키스탄 남성 -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어릴 적부터 친구인 누르 무카담(27)을 잔인하게 참수 살해한 파키스탄 남성 자히르 자페르가 26일 법정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1.7.29 세하르 캄란 상원의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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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27세 여성 누르 무카담은 지난 2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부유층 주거지에서 머리가 잘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부유층 가문 출신인 자히르 자페르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페르는 피해자 무카담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 뒤 이틀간 감금하고 흉기를 사용해 심하게 폭행했다. 무카담은 자페르의 청혼을 거절한 뒤 잔인하게 공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이나 하층민 주거지가 아닌 파키스탄 상류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이처럼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 것은 현지에서도 드문 일이라 현지 언론은 연일 이번 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특히 가해자 자페르는 파키스탄에서 손꼽히는 유명 사업가 집안 출신이고, 피해자 무카담은 한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대사를 역임한 외교관 샤우카트 알리 무카담의 딸이라는 점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첨예한 상황이다.

“여성인권 존중” “가해자 엄벌” 규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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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성들 “숨 쉬게 해달라” - 전직 파키스탄 주한대사를 역임한 외교관의 딸 누르 무카담(27)이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어릴 적 친구로부터 참수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여성인권 운동가들이 24일 라호르의 의사당 앞에서 “숨을 쉬게 해달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7.25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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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는 ‘누르(피해자)에게 정의를’(#JusticeForNoor)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범인을 규탄하고 보수적인 사회 문화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누르의 사진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제는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파키스탄에서 여성 살해를 제발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다른 사건으로 희생된 여자 어린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이런 일이 발생해도 사람들은 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남부 카라치, 이슬라마바드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범인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도 계속됐다.

희생자 추모 촛불 집회도 이어졌다.

촛불 집회에 참석한 암나 살만 부트는 로이터통신에 “나에게도 딸이 있는데 내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봐 밤이며 낮이며 걱정한다”고 말했다.

여성·아동 성폭행 여전…피해자 탓 돌리는 차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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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열린 시위에서 시민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추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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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가 이슬람교인 파키스탄에서는 보수적이며 편향된 여성관이 사회 곳곳을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성별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에서 올해 156개 나라 가운데 153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차별이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해마다 1000명에 가까운 여성이 ‘명예살인’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된다. 명예살인은 다른 종파나 계급의 이성과 사귀거나 개방적인 행동을 한 여성이 가족 구성원에 의해 목숨을 잃는 일을 말한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북동부 라호르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 여성이 기름이 떨어져 친척과 고속도로 순찰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정차하고 있던 사이 자녀들 앞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라호르 경찰청장은 “피해자가 남성 보호자 없이 밤에 운전했다. 파키스탄 사회에서는 누구도 여동생이나 딸을 그렇게 늦은 밤에 혼자 다니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피해 여성은 프랑스 거주자인데 파키스탄이 프랑스처럼 안전하다고 잘못 여긴 것 같다. 그 여성은 다른 도로를 택해 운전했어야 했으며, 차의 기름도 체크해야 했다”고도 말했다.

끔찍한 집단 강간 사건이 발생한 데 피해자 탓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발언이 보도된 뒤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라호르, 카라치 등 주요 도시에서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성폭력 근절을 외치고 경찰청장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도 지난달 성폭력 증가의 원인을 여성의 노출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여성이 옷을 거의 입지 않는다면 남성들이 로봇이 아닌 이상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가정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5세 여아가 성폭행당한 뒤 피살되는 등 아동·여성 상대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데도 유죄 판결률이 3%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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