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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M&A 귀재' SM그룹 깜짝 등판… 뜨거워진 쌍용차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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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 9곳 참여
M&A 경험·자금력·시너지 등에서 SM그룹 우세
에디슨모터스·케이팝모터스는 전기차 앞세워 도전
한국일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자구안이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 6월 8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평택=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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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30일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인수전에 전격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M&A의 귀재' SM그룹, 유력 후보로 급부상


30일 쌍용차와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까지 국내외 총 9개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SM그룹,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수·합병(M&A)의 귀재로 꼽히는 SM그룹의 깜짝 등판이 그간 답답했던 쌍용차 인수전 판도를 확 바꿔놨다. SM그룹은 1988년 창립한 건설사 (주)삼라를 모태로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2005년 배터리 제조사인 벡셀을 시작으로 건설업 바깥으로 외연을 확장한 SM그룹은 남선알미늄(2007), 티케이케미칼(2008)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2013년엔 자본잠식 상태였던 대한해운을 인수, 흑자 회사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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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제공


SM그룹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기업들과 체급이 다르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공익채권 3,900억 원을 포함해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인수후보들은 인수자금 동원력에 의문부호가 따랐다.

SM그룹은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38위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으로 공정자산 총액 10조4,500억 원, 계열사 수는 58개에 이른다. DB, 코오롱, 한국타이어보다 그룹 규모가 크다.

업계는 SM그룹이 1조 원가량의 현금 동원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4,000억 원 이상을 준비한 바 있고, 이달에는 골프장 옥스필드CC를 1,300억 원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SM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통해 전기차 시장 진출은 물론, 기존 자동차 산업 계열사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M그룹 산하에는 남선알미늄 자동차사업부문이 플라스틱 범퍼와 내·외장재를, 지난해 인수한 화진이 자동차 인테리어 등의 친환경 표면처리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자동차 엔진 및 미션 계통 제품을 생산하는 지코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며, 배터리 제조사인 벡셀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 진출의 화룡점정을 쌍용차 인수로 찍겠다는 포석이다.

SM그룹의 쌍용차 인수 도전은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자신있다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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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의 1톤급 전기트럭 '스마트 T1.0'. 에디슨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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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모터스·에디슨모터스·HAAH오토모티브도 도전장


한편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 전기 스쿠터 업체인 케이팝모터스다. 케이팝모터스는 29일 케이에스프로젝트 컨소시엄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3,800억 원의 인수자금을 우선 마련했다.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정상화에 총 3조8,0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 1조 원을 추가 투입하고, 이후 우리사주 및 국민주로 공모해 2조4,000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초소형 전기차 생산업체 쎄미시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에디슨모터스와 쎄미시스코의 대주주는 에너지솔루션즈로 동일하다.

에디슨모터스가 4,000억 원 이상을 조달하고, 키스톤PE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000억 원가량을 투자받아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 원을 확보했고,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 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돌입 이전에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거론됐던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는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로 이름을 바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을 북미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쌍용차는 이들 인수희망자 중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8월 27일까지 예비실사를 실시,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거쳐 11월에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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