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으로 자리잡았지만 올림픽에선 기대 이하
[올림픽] 경기 지켜보는 박주봉 감독 |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최근 수년간 배드민턴 최강국으로 군림해온 일본 배드민턴이 정작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30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일본)가 홍콩 조를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획득한 유일한 메달이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57) 감독이 이끈다.
박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후 일본 배드민턴 사령탑에 올랐다.
박 감독은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기초부터 싹 바꿨다. 실업 선수 위주에서 대표팀 위주로 시스템을 바꿨고, 이를 위해 전문 훈련시설과 합숙 시스템, 대표팀 전담 코치제도 등을 도입했다.
'박주봉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일본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금메달을 땄다. 여자복식 금메달에 더해 여자단식 동메달까지 수확했다.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 열릴 무사시노 경기장 |
상승세를 이어나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다는 의욕이 넘쳤다.
박 감독은 2019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은 홈에서 열려서 리우보다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한다. 욕심이지만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 후로도 일본 배드민턴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도쿄올림픽이 일본 배드민턴의 메달 잔치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을 보면, 5개 종목(남자단식·여자단식·남자복식·여자복식·혼합복식) 5위 안에 든 일본 선수는 남자단식 1명, 여자단식 2명, 남자복식 2팀, 여자복식 2팀, 혼합복식 1팀이다.
여자복식은 세계 1∼3위가 모두 일본팀인 적도 있었다. 리우에서 금메달을 딴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가 은퇴하면서 2팀이 세계 1·2위가 됐다.
[올림픽] 경기지켜보는 일본 박주봉 감독 |
'어벤져스'라 불려도 무방할 듯한 일본 배드민턴 스타들은 그러나 홈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경기는 혼합복식 경기만 종료됐다.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경기는 아직 4강전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4강에 진출한 일본 남녀 단식·복식 선수는 아무도 없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모모타 겐토는 조별리그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3위 오쿠하라 노조미와 5위 야마구치 아카네는 8강에서 탈락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1·2위인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도 8강에서 떨어졌다. 남자복식 엔도 히로유키-와타나베 유타,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도 8강에서 패배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메달 신기록에 다가서며 홈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배드민턴은 올림픽에서 안방을 내주고 다른 국가의 메달 경쟁을 지켜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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