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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제조업 경기 넉달 만에 반등했지만…기업은 걱정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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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제조업 평균가동률 0.6%P 올라 넉 달만에 반등

반도체·자동차 생산 늘고 수출 증가세도 지속된 덕

원자재 부담에 물류정체…4차대유행까지 잿빛 전망

이데일리

사진=한국조선해양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반도체 설비투자와 수출용 자동차 생산이 늘면서 지난달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넉 달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의 악재가 닥친 만큼 남은 하반기 경기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칩 수급 문제와 원자재국제유가 상승 문제도 여전히 상존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나빠졌다.

가동률 넉 달 만에 반등…반도체·車 주도 수출 호조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가동률(2015년=100)은 지난달 73.9%로 전월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전월비 4.3%포인트 상승한 지난 2월 이후 넉 달만에 나온 반등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2월 77.3%로 2014년 7월(77.7%)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3월 74.9%로 하락하더니 5월까지 두 달 연속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제조업은 생산이 늘고 재고율이 줄어들면서 반등했다. 6월 제조업 생산은 통신·방송장비(-8.9%), 기타운송장비(-5.3%)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8.6%), 자동차(6.4%) 등에서 늘면서 전월대비 2.3%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12.1% 증가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자료=통계청




반면 제조업 재고율은 101.8%로 전월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12.5%), 1차금속(-3.2%), 통신·방송장비(-13.6%) 등 재고가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가 5월에 이어 설비투자와 생산이 늘었고 자동차 역시 반도체 부족 문제는 이어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수급 영향을 덜 받는 수출용 자동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6월 제조업 생산과 가동률이 전월대비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음향통신 등을 제외한 ICT 제외 제조업 생산 역시 전월 대비 1.5% 늘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6월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상반기 및 6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와 수출 증가로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모두 늘었다. 6월 자동차 생산은 32만5763대로 전월비 27.1%, 수출은 17만4964대로 14% 늘었다. 내수 판매도 16만5759대를 기록해 9.3% 증가했다. 현대 아산공장, GM 부평공장 등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의한 간헐적 가동 중단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피해 최소화 노력과 수출 증대가 주효했다.

4차 대유행에 채산성 악화까지…7·8월 기업 체감경기 추락

그러나 6월 반짝 반등한 제조업 경기가 7월부터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더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 글로벌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물류 상황이 녹록지 않다. 또 원자재, 국제유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업 채산상 악화 우려도 여전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4차 확산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7월 초부터 시작된 4차 확산은 하반기, 특히 3분기 경제에 파급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7월과 8월 경기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7월 업황BSI는 매출(-1포인트), 채산성(-4포인트), 자금사정(-1포인트) 모두 나빠지면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하락한 97을 기록했다. 8월 제조업 업황전망BSI(92)도 전월비 7포인트 하락하면서 더 크게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금속가공(-13포인트)이 큰 폭 하락했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반도체 및 전자부품 생산 차질 우려로 인해 전자·영상·통신장비(-4포인트)의 업황 전망도 악화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칩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데다가 서부텍사스유(WTI), 두바이유 등이 재고 감소 등에 70달러대를 웃돌고 있고 철광석 등 다양한 원자재 가격 상승도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팔아도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채산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수요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운반할 선박 등이 부족해 물류비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해운 운임 주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4100을 기록해 2주 연속 4000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09년 10월 해당 수치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3년 상반기까지 세계적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는 스마트폰 수요 증가, 5G 출시, 자동차 부문의 성장 등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며서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탓에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8월 전망치가 7월(102.3) 대비 7.1 포인트 하락한 95.2를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100 이하로 내려갔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이 부정 응답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경연 관계자는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데다가 그동안 누적돼 온 국제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세가 8월 수출 전망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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