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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지금 못하면 더 벼락거지 될라"…규제 높여도 가계대출 7월에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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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금융당국이 초강력 가계대출 규제로 불리는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가격이 오르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다시 늘고 있고, 공모주 청약 열풍에 신용대출 잔액도 뛰어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398억원으로 지난 6월 말 689조1073억원 대비 7조232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이 각각 2조5696억원, 1조408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이날 기준 143조4516억원으로 지난 6월 말에 비해 4조원 이상 늘어났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5월 4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이며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후 6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2996억원에 그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대출 잔액이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신용대출 증가는 카카오뱅크 상장이라는 단기 이벤트 영향도 컸지만 계속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전세 품귀 현상 등으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줄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이달부터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는 경우와 연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 DSR 40%를 적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가 시작됐지만 이미 예정돼 있던 정책이라 현저히 대출 잔액이 감소하지 않았다"며 "대형 공모주 청약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마이너스통장 인출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주택 매매 수요도 여전히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차주별 DSR 규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줄여놨지만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다 보니 지금이라도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은 최대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대출 금리를 높이고 개인 대출 한도를 줄이는 규제는 모두 미봉책"이라며 "일관되고 신뢰성 있는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2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 역시 6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빚투 열풍도 지속되고 있다. 공모주 청약 일정에 따라 각 은행의 마이너스통장과 요구불예금에서 조 단위 금액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27일 카카오뱅크 청약에는 58조원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182대1을 기록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청약이 있었던 26일과 27일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했다. A시중은행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26일과 27일 약 1조1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가 29일 6000억원 넘는 자금이 다시 들어왔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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