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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지막 금빛 한발, 흔들림이 없었다… 안산, 양궁 사상 첫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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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한국 선수로 하계올림픽 첫 3관왕

조선일보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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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안산(20·광주여대)이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옐레나 오시포바(ROC)를 세트스코어 6대5(28-28 30-29 27-28 29-27 10-8)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양궁은 그동안 남녀 개인·단체전에 금메달 4개가 걸려 있었으나 이번 대회에 혼성 단체전이 처음 세부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금메달이 총 5개로 늘었다. 안산은 혼성단체, 여자단체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가져가며 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3관왕에 오른 첫 선수가 됐다. 도쿄올림픽 전체에서도 첫 3관왕의 영광도 안았다.

안산은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첫 한국 선수가 됐다. 동계올림픽에선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쇼트트랙 안현수와 진선유가 각각 3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1세트 첫 발을 8점에 꽂은 뒤 10점을 연속해 맞혔다. 오시코바는 9, 9, 10점을 맞히며 두 선수는 28-28 동점으로 1세트를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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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안산은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이 됐다. 2021.7.30.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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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는 2세트에서 결승답게 명승부를 펼쳤다. 안산이 10점 세 발을 연속으로 꽂았고, 오시코바는 10, 10, 9점을 쐈다. 안산이 30-29로 2세트를 따냈다. 3-1 리드.

안산은 3세트에서 첫 발을 8점으로 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7-28로 3세트를 내줬다.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

안산은 4세트도 9점 세 발을 쏘며 오시포바에게 27-29로 내줬다.

운명의 5세트. 안산이 9, 10, 10점을 쏘며 29점을 얻어 승부를 또 한 번 슛오프로 끌고갔다.

한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가 다시 찾아왔다. 안산은 그 긴장된 순간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안산이 먼저 활을 쐈다. 10점. 오시포바가 8점을 쏘며 안산은 또 한 번 짜릿한 승리를 맛보며 영광의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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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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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상대로 슛 오프에서 쏜 화살이 10점에 꽂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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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가장 멘털이 좋아 ‘강철 멘털’ ‘멘털갑’ 이란 얘기를 듣는 안산은 이날도 이름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안산은 미국의 매킨지 브라운과 맞붙은 준결승에서 5-5로 맞선 가운데 슛오프에 돌입했다. 개인전 슛오프는 단 한 발로 승부를 결정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안산은 10점을 쏘았다. 안산의 기세에 눌린 브라운이 9점을 쏘며 안산은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안산은 일본의 한국 귀화선수 하야카와 렌(한국명 엄혜련)을 만난 개인전 16강전에선 세트스코어 4-4로 맞선 마지막 세트에서 10점 3발을 쏘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지난 23일 랭킹 라운드에선 가장자리에 서서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를 수시로 들었는데도 25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680점)을 세우며 1위에 올랐다.

안산은 “‘잘해 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도쿄올림픽에선 ‘할 수 있다’를 ‘해냈다’로 바꿔보잔 말을 마음에 두고 경기에 나섰다”고 했다. 그 믿음대로 안산은 흔들리지 않고 활시위를 당겼다.

광주 문산초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안산이 양궁의 맛을 본 건 광주체중 2학년이던 2015년 7월 중고연맹회장기 30m에서 처음 개인전 1위에 오르면서부터다. 2017년 광주체고 진학한 첫해 유스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아컵 3차 개인전 은메달, 2019년 월드컵 4차 개인전 금메달 등을 따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안산은 지난 4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막차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지금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인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은 안산이 2019년 도쿄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곳이다. 좋은 기운을 받아서일까. 안산은 이곳에서 3관왕 신화를 썼다.

[도쿄=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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