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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첫 ‘온라인 1인 시위’ 실험, “건보공단 직접고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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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모두 324명 참여해 온라인 한 곳 헤쳐 모여

민주노총 “목소리 전달에 한계 뚜렷, 집회 대안 아냐”


한겨레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다은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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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간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 네 개의 횡단보도 끝에 파란색 모자를 쓴 이들이 한 명씩 섰다. 이들은 마스크를 끼고 행인들에게 구호 대신 목에 건 손팻말의 문구를 내보였다. 손팻말에는 ‘건강보험 민간위탁 철폐하고 직접고용 쟁취하자’라고 적혀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이달 초 파업에 들어간 고객센터 상담사들을 지지하는 1인 시위다. “집회가 통제되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할 통로가 없어졌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요. 그래도 직접 모이지 못하는 건 많이 아쉬워요.” 광화문 1인 시위대 중 한 명인 조영규 금속노조 조직부장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 상황에서 개최한 집회를 둘러싸고 방역당국과 갈등을 빚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방법을 바꿔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건보공단 상담사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각 지역 건보공단 지사와 국회의원 사무실, 지하철역 출입구 앞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이를 인증하는 사진을 특정 사이트에 올리는 방법이다.

민주노총의 집계를 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모두 324명이 동시다발 1인 시위 참가 인증샷을 올렸다. 민주노총은 이 사이트에 시위자가 온라인 지도 위에 자신의 위치와 구호를 등록할 수 있는 기능도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일부 단체가 1인 시위를 화상회의로 중계하려는 시도를 하긴 했지만, 수백명 규모의 전국 단위 집회를 동시다발 1인 시위로 전환하고 온라인 공간에 구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인 시위 방식에 대한 참여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잠실나루역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청소노동자 김아무개(39)씨는 “집회를 하면 좋았겠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고려하면 이 정도로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충북 청주시의 민주당 충북도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김기연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대외협력국장은 “시위자들끼리 흩어져 있다 보니 의사전달이 잘 되지 않았고 온라인 좌표를 찍는 방식도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장년층에겐 잘 알려지지 않을 것 같았다”며 현장 집회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한겨레

민주노총이 30일 배포한 ‘실시간 집회 참가 지도’ 사이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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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건보공단 본사가 있는 강원도 원주시에선 결의대회를 취소하지 않고 규모를 줄여 진행했다. 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 대표자와 공공운수노조 고객센터지부 조합원 등 약 2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원주시는 지난 23일 거리두기 단계를 집회에 한해 4단계로 올렸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집회의 자유 침해’라는 판단을 받았지만, 이날도 지침을 철회하지 않았다. 4단계 지침은 1인 시위만 허용하기 때문에 집회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경찰도 지난 23일에 이어 이날도 경찰차로 건보공단 본사 주변에 차벽을 세워 집회 출입을 통제했다. 민주노총은 이밖에 광주와 대전, 대구 등지에서도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집회가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온라인 1인 시위를 택했을 뿐 이런 방식이 집회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견해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감안해 집회 방식을 바꾸긴 했지만 침묵의 1인 시위는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는 집회를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가능케 할 것인지 노동계에 답을 줘야 한다”며 “올 들어 백신이 보급되고 각종 실내외 시설 관련 지침도 나오는데 집회에 대해서만 극한으로 제한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집회는 사회적, 정치적 약자가 자기 목소리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관심 갖는 사람만 보게 돼 한계가 뚜렷하다”며 “정부는 집회 참가자들끼리 거리를 유지하고 구호를 덜 외치게 하는 등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면서도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방안을 시민사회와 함께 짜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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