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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용부 “청소노동자 괴롭힘 확인…서울대 즉각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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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와 무관한 필기시험 실시, 복장까지 간섭

“제대로 이행 없으면 엄중하게 근로감독할 것”

노조 “서울대 총장 사과, 노동자 처우개선 필요”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청소 노동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 업무와 관련 없는 필기시험을 강요하고 복장을 간섭한 게 문제로 확인된 것이다. 정부는 즉각적인 개선을, 노조는 서울대 총장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데일리

서울대 전경.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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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30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다고 판단해 서울대에 개선할 것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해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유족, 근로자 등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했다.

앞서 서울대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청소노동자 A씨가 서울대 측으로부터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이러한 서울대의 태도와 지시가 A씨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부는 업무상 지휘·명령권이 있는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팀장이 청소 노동자에게 청소 업무와 관계가 없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된 필기시험을 실시한 점, 근무평정 제도가 없는데도 시험 성적을 근무평정에 임의로 반영한다고 밝힌 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했다.

고용부는 2차 업무회의에서 드레스코드에 맞는 복장을 입으라고 하고, 퇴근 복장을 입고 3차 업무회의에 참석하라고 하는 등 복무규정에도 없는 회의 복장을 간섭하고 품평한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봤다.

고용부는 서울대에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통보하고, 즉각적인 개선과 재발 방지를 하도록 했다. 이어 서울대가 개선방안, 재발방지, 조직문화진단 계획을 수립해 모든 근로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조치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고용부가 청소노동자를 이같이 괴롭힌 해당 행위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하고, 서울대 전체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특별 예방교육 실시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선지도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서울대를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하는 등 엄중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고용부가 예초작업 외주화 발언과 청소점검, 근무성적평가서 배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부의 빈약한 졸속조사 결과에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됐다”며 서울대 총장의 사과,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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