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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176단 낸드 양산…삼성전자 ‘초격차’ 빼앗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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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에 양산

단수 밀렸지만 원가 절감 및 수율 관건

삼성전자 "반도체 경제성 효율성 초점"

이데일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CI(사진=마이크론 공식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세계 최초로 176단 모바일용 낸드 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128단 낸드플래시와 비교해 적층 난도에서 앞서 나간 것이다. 경쟁사 대비 ‘초격차’를 내세운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이 구겨진 셈이다.

마이크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초고속 5G용 176단 범용 낸드플래시 UFS 3.1 모바일 솔루션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176단 메모리 양산에 나선 것은 마이크론이 최초다. 마이크론은 96단에서 바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이른바 ‘퀀텀 점프’(대약진)를 한 것이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저장한 데이터를 보존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D램과 달리 데이터를 영구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PC 등 전자기기뿐 아니라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낸드 플래시 제조에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같은 면적의 땅에 고층 아파트를 지을수록 수익이 많이 나는 것처럼, 낸드플래시 역시 소자를 동일 면적에 수직으로 쌓아 올리면, 작은 칩(chip)에서도 고용량의 데이터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론은 이번 양산된 176단 낸드 플래시를 쓰면 이전 세대보다 75% 빠른 순차 쓰기와 70% 빠른 랜덤읽기가 가능해 2시간짜리 4K 영화를 9.6초에 다운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총 데이터 저장 용량이 종전의 2배이며, 향상된 내구성으로 스마트폰 수명의 연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176단 낸드 출시에 성공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업계 최소 셀 크기의 7세대 176단 V낸드 기술이 적용된 소비자용 SSD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말부터 176단 낸드 양산에 들어간다. 겉으로 봐선 우리 기업들이 마이크론에 6개월~1년 뒤진 모양새다.

다만 기술 고도화에 따라 원가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여러단을 쌓기 위해서는 적층 사이의 전기적 연결을 위한 구멍을 뚫는 기술이 중요해진다. 예를들어 100단을 쌓으려면 10억 개 넘는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구멍을 뚫는 기술이 좋을수록 수율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이 올라간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구멍을 두 번에 나눠서 뚫는 방식인 ‘더블 스택(two stack)’ 기술이다. 같은 공정이 2회 반복되는 탓에 생산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삼성은 ‘싱글 스택’ 방식이다.

한진만 메모리 삼성전자 담당 부사장은 29일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의 고민은 단수 그 자체가 아니고 낸드 높이가 효율성 측면이나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것인가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단수 쌓기보다 경제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도 생산 비용이 더 들어간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176단 제품이 기존의 128단 제품에 비해 생산 효율성이 개선됐는지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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