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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기자수첩]"공수처를 믿는다" 당당함…과연 신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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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소환됐던 지난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는 평소와 달랐다. '조 교육감님 힘내세요', '공수처 규탄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뒤섞여 북적였다.

곧이어 나타난 조 교육감은 미소를 지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주고받았다.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피의자라기보다 선거 유세에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취재진 앞에서 무혐의를 주장하고 청사로 들어가는 조 교육감에게, 동행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은 "당당하게 하십시오"라며 등을 두드렸다. 10시간반 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교육감은 "공수처가 검찰 특수부와는 다를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조 교육감뿐만이 아니다. '황제 조사' 논란에 휘말렸던 이성윤 서울고검장, 성추행 피해 공군중사 사망사건 부실수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법무실장도 하나같이 자신들 사건을 검찰이 아닌 공수처로 이첩해달라 요구 중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이들은 '인권친화적 수사기구'라고 자임하는 공수처를 검찰 특수부와는 다른 공정하고 선진적인 수사기구라고 신뢰하고 있는 것일까.

진실은 알 수 없다. 다만 수사를 앞둔 피의자들이 유독 공수처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이런 의심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수사역량 입증은커녕 제대로 된 조직도 갖추지 못한 공수처에서 수사받는 것이 검찰에 불려가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정쟁 속에 출범한 공수처는 사실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다. 이미 수사 중인 사건만 10건이 넘는데도, 검사와 수사관은 정원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일부 검사들은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 등 수사 걸음마를 배우는 형편이다. 접수된 고소·고발은 2000건이 넘었는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이 구축되지 않아 이를 모두 수작업으로 관리하는 실정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취재진과 소통하기보다 매일 아침 이들을 패싱하기 바쁘다.

더구나 검찰과의 소모적 갈등은 공수처 입지를 수사기관이 아닌 검찰 견제기구로 보이게 만들었다. '수사 후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라'는 유보부 이첩 조항 다툼부터, 사건서류 송부 방식까지 놓고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민국 검사가 2000여명, 공수처 검사가 15명이다. 현실적 한계에 더해 검찰과의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수처의 앞날은 예측하기 힘들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공수처의 존폐 위기론이 나온다. 정권이 바뀌면 공수처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다.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대로 휘둘리는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당장 조 교육감 사건이나 잇달아 입건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지 않는 수사를 할 수 있을지, 회의와 우려가 가득하다.

공수처의 기본적인 출범 취지는 '고위공직자 비위 수사'였다. 공수처가 제자리를 찾고 검찰과 더불어 공직자 비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취지를 되새기며 수사역량 입증에 총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검찰 견제', '인권친화 수사' 운운하기 전에 갖춰지지 못한 부분부터 당장 보완해야 한다. 자존심을 앞세우기보다 검찰과의 현실적인 협업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스스로 두 발로 서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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