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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거짓말탐지기 조사…공군, 후임병 가혹행위도 부실수사” 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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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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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후임병 집단폭행·감금 사건을 조사하면서 군이 오히려 피해자를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시도하기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보호가 우선이어야 할 군사경찰의 수사가 가해자의 입장에서 사건 축소를 위해 작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이 중사'의 사례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30일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군 18비 군사경찰이 신속하게 가해자들을 소환하지 않는 등 졸속 수사를 하고 비판했다. 군사경찰은 지난 7월21일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뒤 집단폭행, 감금, 성추행 등이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다는 진술을 21~22일 양일에 걸쳐 피해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는 "군사경찰은 (신고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가해자들에 대한 소환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며 "가해자가 여럿이고, 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어 진술을 맞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긴급체포 등 즉각적인 신병 확보가 고려돼야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변호인을 선임하고 조사를 받겠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센터는 "범죄 피의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은 수사에 변호사를 입회 시킬 권리가 있다는 뜻일 뿐이지, 수사에 반드시 변호사가 입회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군사경찰이 가해자들의 요구 사항을 배려하며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동안, 가해자들은 증거 인멸의 시간을 벌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 병사는 다수의 선임병으로부터 수개월간 집단폭행과 성추행, 감금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와 같은 생활관을 쓰던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로 끌고 가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창고 안에 감금하고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집어던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피해자의 전투화에 알코올 소독제를 뿌려 불 붙이기, 춤 강요, 헤어드라이어로 다리 지지기 등의 가혹행위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사경찰은 또한 가해자들이 아닌 피해자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자고 소환을 통보했다가 연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가해자를 최대한 배려하면서, 피해자의 말은 일단 의심하고 보는 군사경찰의 초동 수사 흐름은 이 중사 사망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며 "이 중사 사망 사건의 초동 수사에 관계된 인원들이 줄줄이 입건돼 수사, 기소되고 있는 와중에 버젓이 이러한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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