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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구입 역대 가장 어렵다”… 주택구매력지수 8년 반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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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소득 가구가 중간 가격인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역사상 가장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나타내는 주택구매력지수가 역대 최저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주택구매지수는 시중 이자율로 계산한 대출 비용과 주택 가격을 모두 감안해 중산층 가구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조사(R-ONE)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기준 주택구매력지수(HAI)는 60.8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4분기 이후 8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주택구매력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원리금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조선비즈

18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2021.7.18/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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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매력지수는 중위가구의 소득을 상환가능 필요소득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한다. 상환가능 필요소득은 총부채상환비율(DTI·연소득에서 대출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25%(KB부동산은 33%)라고 가정해 계산한다. 매년 대출원리금을 25만원씩 갚아야 한다면 필요한 연간소득은 100만원이 된다. 연소득이 대출원리금의 4배가 돼야 적정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주택구매력지수가 100이라면 중위가구가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소득만큼 벌고 있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아진다면 연봉의 25% 이상을, 50보다 낮다면 절반 이상을 대출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구매력지수가 100이라면 중위소득 가구도 무리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4분기에는 서울의 아파트 구매력지수가 82.3이었다. 당시에도 서울 집값은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살기에는 다소 벅찼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동산 공급이 늘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2014년 3분기에는 92.7을 기록하며 90대를 돌파했다.

그 이후로는 지수가 내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4분기에는 70.0까지 내려갔고, 2018년 1분기(66.5)에는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이후 60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60.8까지 내려가면서 이제는 50대를 앞두고 있다. 중위소득 가구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금융기관 대출을 갚는데 써야하는 시대가 다가온다는 뜻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졌는데도 구매력지수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금리 혜택을 보지 못할 정도로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이 소득대비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데도 서울 집값이 크게 올라 구매력지수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구매력지수가 급락하면서 서울 전체 주택을 대상으로 산출한 주택구매력 지수도 79.2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2019년 1분기(78.2), 2018년 2분기(79.1) 이후 세 번째로 작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올 1분기 지역별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는 수도권 95.8, 5대광역시 189.8, 전국 140.1이었다. 세 수치 모두 서울보다 높다.

주택가격을 소득분위별로 나눈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지수로도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에서 중간 수준인 주택의 가격을 중위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PIR 지수는 올해 3월 기준 17.8이다. 다른 곳에 돈을 쓰지 않고 17.8년을 모아야 중간가격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라져서 소득이 집값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라면서 “이미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대출규제까지 가세하면서 중산층의 내집마련은 더 먼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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