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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타는 김학범호, 8강 멕시코전 승리 해법 '속도-활동량-와일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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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오는 31일 멕시코와 운명의 8강전

예상치 못한 뉴질랜드전 패배로 첫 단추를 잘못꿴 이후 김학범호를 바라보는 우려섞인 시선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패배의 아픔을 교훈 삼아 전열을 재정비한 김학범호는 루마니아, 온두라스와의 2연전을 대승으로 장식하며 손쉽게 가뿐하게 8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메달 사냥에 나서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요코하마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을 치른다.

3회 연속 멕시코와 맞대결
오마이뉴스

[올림픽] 김학범 감독과 이강인 ▲ 도쿄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온두라스전을 하루 앞둔 27일 요코하마 호도가야파크 연습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이강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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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북중미 축구의 맹주로 손꼽힌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멕시코와 자주 맞닥뜨린 터라 낯설지 않다. 월드컵에서는 1998년과 2018년 두 차례 맞붙어 한국이 모두 패했다. 결국 멕시코는 한국을 제물삼아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에 반해 연령별 경기로 치러지는 올림픽 본선에서의 상대전적은 오히려 한국이 3승 2무로 크게 앞선다.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멕시코와 맞대결이라 더욱 흥미롭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A조에 속해 2승 1패(승점 6)를 기록,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프랑스, 남아공에는 3골차 대승을 거뒀지만 개최국 일본에 1-2로 패한 바 있다.

3경기에서 드러난 멕시코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공격진들의 개인 전술과 기술이 단연 탁월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좁은 지역에서 드리블로 수비수를 벗겨내거나 뒷공간을 활용하는 침투와 스피드도 발군이었다.

멕시코의 로사노 감독은 이번 한국전을 앞두고 "한국은 지난 두 경기에서 매우 멋진 플레이를 펼치며 대량 득점을 했다"며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을 봤는데 한국은 직선적이고,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강팀"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1차전 패배 이후 스피드-활동량 장착한 김학범호

로사노 감독이 파악한 것과 같이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속도감 있는 경기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나타난 잦은 백패스, 횡패스 대신 전방으로 빠르게 패스를 전개하도록 노선을 바꿨다. 그 결과 한국은 상대가 압박을 가하기 위한 대형을 만들기 전에 공격적인 플레이로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 가운데 오른쪽 윙어 이동준의 빠른 드리블과 침투는 가히 위협적이었다. 루마니아전에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크로스로 승리에 기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온두라스전에서는 번개같은 돌파로 페널티킥을 만든데 이어 상대 수비수의 퇴장마저 이끌어냈다.

그리고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경기 초반부터 시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루마니아, 온두라스의 후방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제어한 것이다. 무엇보다 압박이 90분 동안 유지된 것은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강도 체력 훈련으로 선수들을 단련시켰다.

무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한 발 더 뛸 수 있는 체력과 운동량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역시 압박 전술을 구사하지만 활동량은 보통 수준이었다.

또 한 가지 멕시코의 약점은 공격진들의 주력이 좋은 것에 반해 포백 수비진의 스피드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경기에서 3실점을 기록했는데, 상대의 빠른 침투와 돌파에 대한 마크가 미흡했다. 주전 중앙 미드필더 카를로스 로드리게스의 퇴장도 한국에게 호재다.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기를 잡은 이후 많은 선수 교체를 통해 체력을 비축한 상황이다.

중요할 때 해줘야 할 와일드카드 3인방

조별리그에서는 한 차례의 패배가 용납됐지만 토너먼트 시스템의 8강전부터는 패하면 탈락이다. 매 경기 결승전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극도의 긴장감과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하는 터라 작은 실수 하나로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풍부한 경험과 관록 있는 선수들이 빛난다. 그래서 와일드카드에 대한 활약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멕시코는 최후방 수문장 오초아, 최전방 공격수 마르틴, 수비형 미드필더 로모 등 경험많은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해 이번 올림픽에서 큰 재미를 봤다.

이에 반해 한국은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와일드 카드의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황의조의 부진은 루마니아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끌어올린게 다행스럽다.

권창훈은 1차전 부진의 여파 탓인지 루마니아전에서 선발에 포함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권창훈은 후반 교체 투입돼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2선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온두라스전에서는 다시 선발로 복귀해 정교한 볼 터치와 패싱력으로 공격의 다양성을 더했다. 권창훈은 5년 전 리우에서 멕시코를 침몰시키는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이번 멕시코전에서도 권창훈의 발 끝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민재 대신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박지수의 활약상도 눈여겨 볼만 하다. 박지수는 뉴질랜드전에서 막판에 교체 투입돼 호흡을 가다듬은 뒤 2차전부터 2경기 연속 정태욱과 최후방을 맡으며,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수비 불안에 대한 우려를 박지수가 완전히 씻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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