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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마켓이슈] 보험사들 '헬스케어 시장' 진출 속도...정보 악용에 대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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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웠다. 정부 규제 완화에 맞춰 일부 보험사는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설립까지 추진하는 중이다.

그러나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일부 보험사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공의료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개인정보 악용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쏟아진다.

◆ 금융당국 규제 완화에 보험업계 반색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 2차 회의'에서 보험사(자회사)가 플랫폼 기반의 종합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헬스케어 자회사 업무 범위에 커머스 사업 등 플랫폼 업무가 포함된다. 즉, 건강용품 쇼핑몰 등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건강상태 분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보험사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의료법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며 문턱을 크게 낮췄다. 보험업계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신계약 초회보험료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헬스케어 서비스는 보험사들의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에 비교적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고령층을 공략하고, 미래 고객인 젊은층까지 흡수하기 위한 서비스로 헬스케어가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 건강할수록 손해율이 개선되고 비용 효율화도 꾀할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 의료데이터만 확보된다면 헬스케어 분야는 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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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손보·신한 등 자회사 설립 추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발맞춰 일부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미 헬스케어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수행하는 생명보험사들도 자회사 설립안을 검토할 정도다.

KB손해보험은 올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특화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KB손보는 곧 금융당국에 설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의 자회사는 단체·개인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낸 가입자·임직원에게 자체 포인트도 지급한다.

신한라이프도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한다. 최근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하우핏'을 자회사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라이프는 CJ제일제당과 협업도 한다.

두 회사가 함께 고객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고객의 건강관련 데이터 측정에 그치지 않고, 이에 기반한 건강관리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고객이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질병 재해의 사후 보장에서 고객의 생활 전반에서 요구되는 건강증진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헬스케어 전문기업과 적극적인 사업 협력

다른 보험사들도 헬스케어 관련 회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삼성화재는 간병인 매칭 서비스 플랫폼 '케어네이션'을 운영하는 HMC네트웍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삼성화재의 '애니핏'도 주목받는 서비스다.

애니핏은 건강상태 파악과 건강증진, 질병예방 등 종합적 디지털 헬스케어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애니핏 2.0'으로 개편해 4가지(골다공증케어, 건강위험분석, 건강검진예약, 마음건강체크) 서비스를 추가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간병 서비스 플랫폼 성장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시니어 생태계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해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대해상도 '케어닥'과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앞으로 간병인 지원 특약과 노인성 질환 관련 신상품 공동연구 등의 사업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AI 카메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 영양 성분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목표 걸음 수에 도달하면 상품권과 포인트 등을 주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 영리 추구·데이터 악용 등 우려의 목소리도

우려의 시선도 있다. 6개 보험사(삼성생명, KB생명,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이용 최종 승인을 받았고, 이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민간보험사에 공공의료데이터를 넘기는 것은 국민 건강권 보호에 보탬이 되지 않고, 보험사가 공공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가입자를 역선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돈 되는 사람들만 골라 가입시키는 '크림스키밍'을 하겠다는 뜻일 뿐"이라며 "민간보험사 데이터 활용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데이터 악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사가 공공의료데이터를 이용하면서 자칫 환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서다. 물론 금융당국은 데이터를 엄격히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소비자들도 정보 제공을 꺼리는 모습이다.

삼정KPMG 보고서를 보면 '보험사에 건강정보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 비율은 14.1%에 그쳤다. 보험사가 건강정보를 이용해 고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영리 목적으로 데이터를 악용하면 바로 제재를 받을 게 분명하다"며 "공공데이터 공개 본래의 목적처럼 유병자보험 설계와 가입자 혜택 강화 등 공익적 목적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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