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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쥴리 벽화, 비열하고 수치스런 여성폄훼” 사과·재발방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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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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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 모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과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가 담겨있다. 2021.07.29.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여성계가 ‘쥴리의 남자들’ 벽화를 인권침해와 여성폄훼로 규정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국내외 60개 여성시민단체의 연합 조직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누군가 추측할 수 있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모욕적인 내용을 서울 한복판 길가에 그림과 글로 전시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것은 여성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표현의 자유를 면죄부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비열한 방법으로 여성을 괴롭히는 일을 중단하고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벽화를 바로 철거할 것을 촉구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하면 안된다고 우리 헌법에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수사기관과 여성가족부가 여성인권 유린 행위를 좌시하면 안 된다는 요청도 덧붙였다. 협의회는 “수사당국은 이러한 인권침해가 범죄행위로 인정될 경우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라”며 “여성인권 유린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에서는 철저히 조사하여 예방책을 마련하여 공표하고,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라”고 주문했다.

벽화를 그린 당사자들의 사과도 촉구했다. 협의회는 “(벽화는) 비열한 방법으로 여성을 폄하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개탄스러운 행위”라며 “이들 당사자들은 깊이 반성하고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문제의 벽화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 게시됐다.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쥴리의 남자들로 지목된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등도 나열됐다.

‘쥴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의혹이 정리된 ‘윤석열 X파일’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해당 파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 모씨가 과거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으로 ‘쥴리’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과 김 모씨는 의혹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벽화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과 여성가족부는 인권침해이자 여성혐오라는 입장을 내놨다. 벽화를 게시한 건물 주인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며 벽화를 철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이날 오전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 등의 문구만 흰색 페인트로 지웠다.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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