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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낙연 캠프서 단일화 꺼내자…"주제 넘었다" 돌아선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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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ㆍ정세균 두 전직 국무총리 사이의 ‘반(反) 이재명 연대’에 균열이 발생했다.

정 전 총리는 30일 “(이낙연 전 대표와의) 단일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지난 27일 이낙연 캠프에 속한 양기대 의원이 전북에서 “이낙연ㆍ정세균 두 분이 힘을 모아 같이 경선에 임하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나온 반응이다. 정 전 총리는 “그분이 아주 부적절한 말씀을 했다.아주 조금 지나치게 얘기하면 주제넘은 말씀을 하신 거 같다”고 지적한 뒤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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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사진을 소개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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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李ㆍ丁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를 깰 반(反)이재명 진영의 반전 카드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 3일 두 사람이 여의도에서 오찬 독대 후 “민주정부 4기의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공동 입장을 밝히면서 이 지사에 반대하는 친노ㆍ친문 그룹 사이에 생긴 기대였다. 정 전 총리가 좀처럼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찾지 못하자 정세균 캠프 내부에서도 “시기 문제일 뿐 단일화는 불가피하다”(지방 재선 의원)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날 정 전 총리가 강한 완주 의지를 피력하면서 결선 투표에 앞선 단일화는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가 단일화 문제에 선을 긋고 나선 데는 최근 이 전 대표를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이하 ‘탄핵 찬반 논란’)과 이 지사가 단서를 제공한 ‘백제발언’ 공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 측 재선 의원은 “진짜 적통 후보론을 주장해 온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의 탄핵 찬성 의혹에서 공략의 틈새를 찾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의 호남 지지율 크게 빠지면서 정 전 총리에게도 공간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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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의 음식점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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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경선 국면에선 주로 이 지사에 각을 세웠던 정 전 총리는 이날 1ㆍ2위 주자 모두를 겨냥했다. 지난 28일 첫 본경선 TV토론을 평가하면서 ‘탄핵 찬반 논란’에 대해선 “원래 (이 전 대표는) 평생 죽을 때까지 무덤에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최근에 탄핵에 반대했다고 밝혔다”며 “왜 입장을 바꾼 거냐는 것을 비롯해 한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답변이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제 발언’에 대해선 “지역주의 발언과 관련해 ‘지역적 확장력’이 무슨 뜻이냐고 했는데 ‘지역적’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답변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과 이 전 대표의 토지공개념 3법을 두고도 “두 분의 정책으로는 부동산 문제 해결을 못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인터뷰 뒤 페이스북에는 “이낙연 후보님, 대부분 제대 군인들은 군복무에 대한 피해의식이 아닌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조국을 위한 헌신이 피해의식이 되어선 안 됩니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가 전날 서울대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남성들의 경우에는 군복무에 따른 피해의식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한 말을 꼬집은 것이다.

한때 두 캠프 주변에선 첫 지역 순회 경선(대전ㆍ충남)결과가 나오는 9월4일이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1차 발표되는 9월12일 전후가 단일화 적정 시기로 거론돼 왔다. 친문그룹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정 전 총리가 1·2위 모두와 전선을 그으면서 조기 단일화는 여려워졌다”며 “두 후보 사이의 긴장이 어떤 수준으로 관리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에서 李·丁 결합의 그림과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 후보들과의 1대 1 토론을 제안했다. “2002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됐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토론, 미국 대선의 1대 1토론처럼 국민의 관심을 높여 민주당 경선을 붐업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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